금융위 ‘금융 대전환’ 업무보고…키워드는 생산·포용·신뢰

금융위 ‘금융 대전환’ 업무보고…키워드는 생산·포용·신뢰

새도약기금·성장펀드로 민생·첨단산업 동시 공략
청년·취약계층 4.5% 대출…“불법사금융 15.9%→5~6.3%”
DSR·가계부채 관리 유지…디지털금융안전법·보이스피싱 책임 강화

기사승인 2025-12-19 14:51:42
금융위원회. 쿠키뉴스 자료사진 

금융위원회가 장기연체 채무 113만명을 일괄 매입·소각하는 새도약기금 가동과 286만2000명 신용사면, 코스피 4000 달성 등을 올해 성과로 내세우며 ‘금융 대전환’ 청사진을 내놨다. 오는 2026년부터 5년간 150조원 규모 국민성장펀드를 AI·반도체·이차전지 등 첨단산업에 투입하고, 청년·취약계층 대상 4.5% 저금리 정책서민금융을 신설하는 등 생산적·포용적·신뢰받는 금융으로의 3대 전환을 본격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새도약기금·성장펀드로 민생·첨단산업 동시 공략

금융위원회는 19일 공정거래위원회와 합동 업무보고를 진행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금융 대전환을 통해 경제 대도약으로 가는 큰 길을 열어가겠다”며 지난 6개월간 민생경제 회복과 금융정책의 새 틀 마련을 핵심 성과로 제시했다.

우선 금융위는 지난 10월1일 ‘새도약기금’을 설치해 113만명 장기연체채권을 별도 신청 없이 일괄 매입·심사·소각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고금리 여파로 누적된 취약계층 부실을 정리하기 위해서다. 지난 9월30일에는 역대 최대 규모 신용사면을 단행해 11월 말 기준 286만2000명의 재기를 지원했다. 금융위는 “총 12차례 소상공인 현장 간담회를 열어 자금 수요를 청취한 뒤 10조원+α 규모 특별자금 공급 방안을 마련·발표했다”며 고금리·매출 감소에 직면한 자영업자의 유동성 애로를 해소했다고 덧붙였다.

가계부채와 시장 리스크 관리도 성과로 꼽았다. 금융위는 지난 6월27일 발표한 ‘실수요 아닌 대출’ 차단 대책을 통해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중심 여신 관리와 고위험 대출 억제를 병행했다. 기업의 관세 위기에는 정책·민간 금융을 동원하는 체계를 가동해, 수출입 기업의 자금 조달과 비용 부담 완화를 지원했다는 설명이다. 주가조작 근절을 위해서는 7월30일 ‘합동대응단’을 설치해 1·2호 사건을 적발했다. 아울러 과징금 부과 기준 상향과 개인기반 감시체계 가동 등을 통해 불공정거래에 대해 “원스트라이크 아웃”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 연합뉴스

생산적 금융을 위한 추진 기반도 마련했다. 금융위는 글로벌 첨단산업 투자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 2026년부터 매년 30조원, 향후 5년간 150조원을 공급하는 국민성장펀드를 본격 가동한다. 1차 메가프로젝트 후보로 AI, 반도체, 2차전지 등 산업·지역 파급효과가 큰 7개 프로젝트를 선정했다. 공적보증 등 정책금융 효율화와 금융산업 자체의 AI 전환을 병행해 ‘생산적 금융’ 전환의 가시적 성과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지역·기후·소상공인 금융도 확대한다. 금융위는 정책금융 지방공급 비중을 올해 40%(100조원)에서 2028년 45%(125조원)로 높이고, 지방 우대 규제 개선을 통해 “지역에 더 많은 자금이, 더 좋은 조건으로 공급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기후금융은 정책금융 공급을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한편, ESG 공시 기준과 로드맵을 마련해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2018년 대비 53~61% 감축)를 뒷받침할 예정이다. 또한 소상공인 전용 신용평가모형·통합정보센터 구축과 공급망 금융 활성화로 소상공인 금융 공급체계를 손질할 계획이다.

금융시스템 개편은 정부, 금융권의 ‘생산적 금융 협의체’를 축으로 추진한다. 금융위는 “부동산·수도권·대출 중심에서 기업·지역·투자 중심으로 금융시스템을 전환하겠다”며 은행을 기업금융 공급자로, 증권사를 모험자본을 제공하는 IB(투자은행)로 재정립하겠다고 밝혔다. 코스피 4000 시대에 맞춰 코스닥의 ‘다산다사’(많은 상장·퇴출) 구조를 활성화하면서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고, STO(증권형 토큰), 모험자본 중개 플랫폼, 비상장주식 전자등록기관 도입 등으로 창업·벤처·중소기업 자금조달 채널도 넓히기로 했다.

금융위 제공. 


청년·취약계층 4.5% 대출…“불법사금융 15.9%→5~6.3%”

포용적 금융 분야에서는 정책서민금융 체계를 전면 개편한다. 금융위는 청년과 사회적 배려계층을 대상으로 연 4.5% 금리, 최대 500만원을 지원하는 청년 전용 마이크로크레딧과 취약계층 생계자금 대출을 신설한다. 채무조정 성실이행자 대상 소액대출은 금리 3~4%, 한도 1500만원 수준에서 공급 규모를 연 1200억원에서 4200억원으로 3배 이상 늘린다. 지원 대상은 신용회복위원회·개인회생 이행자에서 금융회사 자체 채무조정 이행자까지 확대한다.​

불법사금융 예방대출 금리는 대폭 낮춘다. 현재 연 15.9% 수준인 금리는 전액 상환 시 납부이자의 50%를 페이백하는 방식을 통해 성실 상환자의 실질 금리를 6.3%까지 낮춘다. 사회적 배려대상자에 대해서는 5% 수준까지 인하한다. 금융위는 “불법사금융 예방대출→취약계층 생계자금 대출→은행 징검다리론으로 이어지는 ‘크레딧 빌드업’ 구조를 구축해 정책서민금융에서 신용을 쌓고 제도권 금융으로 이동하는 사다리를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채무·추심 관행 개선도 병행한다. 금융위는 금융회사 자체 채무조정을 활성화하기 위해 공시·평가 등 인센티브 체계를 정비한다. 신용회복위원회 특례 채무조정 지원 대상도 넓혀 상시 채무조정 기능을 강화한다. 연체채권 소멸시효를 기계적으로 연장하거나 영세 대부업체에 매각해 고강도 추심이 장기화되는 관행을 규제해 장기·과잉 추심을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저신용자 후불교통 체크카드와 중·저신용 소상공인 대상 ‘사업자 햇살론 카드’ 신설로 재기 지원 수단도 확대한다.​

과제로는 세대별 자산 형성과 지방 금융 인프라 보완을 제시했다. 금융위는 2026년 6월 비과세 ‘청년미래적금’을 출시해 청년 종잣돈 마련을 지원하고, 고령층 안정적 노후를 위해 주택연금 제도를 개선한다. 세대별 맞춤형 금융교육과 청년 재무상담을 확대하고, 지방 점포 폐쇄 대응 및 사회연대경제조직 금융지원 등을 통해 지방 금융생태계를 보강한다는 방침이다.​

DSR·가계부채 관리 유지…디지털금융안전법·보이스피싱 책임 강화

신뢰받는 금융 측면에서 금융위는 가계부채를 총량관리와 DSR 중심 여신관리체계 고도화, 고액 주택담보대출 관리 강화 등을 통해 “흔들림 없이 관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시장 리스크 요인에 대해서는 상시 점검과 함께 필요시 선제적 시장안정조치를 시행해 금융시장 안정을 최우선 기조로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자본시장에서는 내부자 불공정거래 예방장치를 강화하고, 합동대응단 상시화 및 제재 절차의 공정성·투명성을 높여 주가조작 ‘원스트라이크 아웃’ 체계를 고도화한다.​

디지털 금융·소비자 보호에도 힘쓴다. 금융위는 해킹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 ‘디지털금융안전법’을 제정하고, 징벌적 과징금 도입과 모의해킹·정기 합동훈련을 통해 금융보안 체계를 정비할 계획이다. 불법사금융 피해자는 한 번의 신고로 추심 중단, 채무자 대리인 선임, 계좌 정지, 수사 등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원스톱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불법추심에 이용된 SNS 연계 전화번호 차단과 대포통장 의심계좌 동결로 추가 피해를 차단한다.​

보이스피싱 대응과 고령·취약계층 보호 장치도 강화한다. 금융위는 금융회사 보이스피싱 무과실 책임 법제화와 보이스피싱 AI 플랫폼 고도화를 추진한다, 올해 말 172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치매머니’ 관리를 위해 신탁·치매보험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사망보험금 유동화 제도는 연금에서 헬스케어·요양 서비스 등으로 활용 범위를 넓힌다. 금리인하 요구 등 소비자 권리를 자동으로 행사해주는 ‘마이데이터 AI 대리인’ 도입, 미성년자 카드 발급 연령 하향(중학생→초등학생, 부모 동의 전제), 전자금융 규율체계 개편 등 생활 체감형 금융정책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현장을 토대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속도감 있게 창출해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되는 금융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최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