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장관은 이날 대통령 업무보고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통일부와의 기싸움, 이른바 ‘자주파-동맹파 갈등’ 지적에 대해 선을 그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통일부와) 이견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업무보고에서 나왔듯 다르게 보일 수 있을 뿐”이라며 “목표는 동일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서울-베이징 고속철도 건설, 북한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 개발, 대북 제재 완화 추진 등 파격적인 대북 구상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조 장관은 “통일부 업무보고를 보며 개인적으로 가슴이 뛸 정도로 저렇게 되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며 “외교부는 통일부가 제시한 이상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최선의 외교적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통일부의 대북 제재 완화 구상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조 장관은 “통일부 입장을 검토 중”이라며 “우선 통일부와 협의해야 하고, 안보실에서 여러 부처가 함께 논의해 정부 입장을 만들어야 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그는 통일부의 구상을 ‘이상’이라고 표현하며, 현 국제 정세 속에서 곧바로 실행하기에는 현실적 제약이 크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조 장관은 이날 업무보고 과정에서 대북정책 주도권이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구조 개편과 관련한 논의는 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어느 부처가 주도하느냐는 중요한 논의의 대상이 아니었다”며 “만약 북한과 직접 회담이 열릴 정도로 상황이 빠르게 진척된다면 통일부가 리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공개 업무보고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2010년 천안함 피격 사건 이후 시행된 독자 대북 제재인 ‘5·24 조치’에 대해 질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5·24 조치는 남북 교역 중단, 대북 신규 투자 불허, 북한 선박의 우리 해역 운항·입항 제한 등을 골자로 한다. 조 장관은 이에 대해 “국제 정세와 관련국들의 입장, 우리의 전략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고 전했다.
정 장관은 사후 브리핑에서 5·24 조치와 관련해 “사실상 사문화 상태”라고 언급하며 제재 완화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정부가 현실적으로 손댈 수 있는 제재가 유엔 제재가 아닌 독자 제재라는 점에서 향후 후속 논의에 관심이 쏠린다.
한편 조 장관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내년 이른 시기에 이재명 대통령의 국빈 방중을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는 “중국과의 관계는 매우 중요하다”며 “양국 정상 간 신뢰를 쌓고 서해 문제, 우리 기업 지원 방안 등을 논의하는 한편, 이 계기에 북한 문제도 중국과 논의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