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전반에 대한 규제 체계를 손질한다. PF 사업비 대비 자기자본비율을 기준으로 위험가중치, 건전성 분류, 충당금, 대출 취급 요건까지 차등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고레버리지 구조로 운영돼 온 PF 금융을 자기자본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방향이 명확해졌다.
금융위원회는 22일 관계기관 합동으로 개최한 부동산 PF 상황 점검회의에서 ‘금융권 건전성 제도개선 방안’을 확정했다고 23일 밝혔다.
은행, PF 위험가중치 100~150% 차등
우선 은행권은 PF 대출에 일률 적용하던 150% 위험가중치를 자기자본비율과 분양률에 따라 100·120·130·150%로 나눈다. PF 사업 자기자본비율이 20% 이상이면 분양률 충족 여부에 따라 100% 또는 120%를 적용받는다. 자기자본비율만 충족해도 기존보다 낮은 120% 위험가중치를 적용한다.
분양률 기준은 사업장 소재지에 따라 다르게 적용한다. 서울·수도권은 80%, 비수도권은 70%다. 분양률 산정이 어려운 데이터센터 등 상업용 부동산은 임대율 등 대체 지표를 활용해 차등화할 계획이다.
저축은행과 여신전문금융회사, 상호금융도 은행과 동일한 위험가중치 체계를 적용한다. 향후 운영 상황에 따라 브릿지론과 토지담보대출에 대한 위험가중치 추가 상향도 검토한다.
증권사의 경우 과도한 부동산 PF 투자 쏠림을 예방하고 모험자본 공급이 원활하게 이루어 질 수 있도록 관련 위험가중치를 상향조정 했다. 증권업권은 그동안 채무보증 18%, 대출 100% 등 단일 위험값을 적용해 왔다. 앞으로는 투자 형태와 관계없이 브릿지론·본PF 구분, 사업 단계, LTV 수준에 따라 위험값을 차등 적용한다.
다만 PF 사업 자기자본비율 20% 이상, 1순위 담보권, 분양률 요건을 충족하면 위험값을 일부 완화한다. 비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대출채권은 현행 위험값(100%)을 유지한다.
보험업권은 PF 사업 자기자본비율과 분양률에 따라 위험계수를 차등 적용한다. 자기자본비율과 분양률을 모두 충족하면 위험계수는 8.0%까지 낮아진다. 반대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최대 12.0%를 적용한다.
보험사 역시 PF 사업의 손실흡수능력을 기준으로 자본 부담을 달리 적용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한다는 취지다.
건전성·충당금, 전 업권 공통 강화
PF 사업성 평가와 충당금 적립 기준도 전 업권 공통으로 강화된다. 사업성 평가 시 손실흡수능력을 반영해 자기자본비율에 따라 건전성 분류와 충당금을 차등 적용한다.
다만 시행사들의 평균 자기자본비율이 3% 수준인 점을 고려해 1년 유예 후 4년간 단계적으로 기준을 상향한다. 2027년에는 자기자본비율 5% 미만이면 ‘보통’, 3% 미만은 ‘유의’로 분류된다. 2030년에는 20% 미만이면 ‘보통’ 등급을 받기 어렵다.
증권업권은 정상·요주의 PF 여신에 적용하던 일부 충당금 우대 요인을 삭제해 적립률을 상향 조정한다.
리스크 관리 체계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저축은행·상호금융·여전사·새마을금고에는 PF 대출 취급 요건으로 PF 사업비 대비 자기자본비율 기준을 도입한다. 목표 기준은 20%다.
시장 충격을 줄이기 위해 2027년 5%부터 시작해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상향한다. 단계적 적용 기간에는 최초 취급 시점의 자기자본비율 기준을 사업 종료 시점까지 유지한다. 공적보증(HUG·HF)이나 LH 시행 사업 등 위험 완화 요건을 갖춘 경우에는 예외를 허용한다.
PF 쏠림 차단…한도 규제 병행
PF 쏠림을 막기 위한 한도 규제도 함께 도입한다. 은행은 PF 신용공여를 총 여신의 20% 이내로 제한한다. 증권사는 PF를 포함한 부동산 투자금액을 자기자본의 100% 이내로 관리한다. 보험은 총자산의 20%, 상호금융은 총대출의 20%를 PF 한도로 설정한다.
거액신용공여 규제도 적용된다. 은행은 동일 차주 기준 PF 신용공여를 자기자본의 1배 이내로, 보험과 저축은행은 2배 이내로 제한한다.
대부분 제도는 1년 준비 기간을 거쳐 2027년부터 신규 취급분에 적용된다. 증권업권의 일부 위험가중치 조정과 충당금 규제는 2026년 상반기부터 시행한다.
금융당국은 PF 시장의 급격한 위축을 피하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자기자본 중심의 구조 정착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