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1조 시대…당정, ‘금융사 무과실 배상책임제’ 추진

보이스피싱 1조 시대…당정, ‘금융사 무과실 배상책임제’ 추진

기사승인 2025-12-30 10:28:54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에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대응단 신고대응센터가 마련돼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보이스피싱 근절을 위한 입법 과제를 점검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보이스피싱 피해액을 금융사가 일정 한도 내에서 배상하는 ‘무과실 배상책임제도’ 도입을 비롯해, 불법 스팸 과징금 부과 및 추징 근거를 마련하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당정은 30일 국회에서 국무조정실·금융위원회 등과 보이스피싱TF(태스크포스) 당정협의를 개최했다. 지난 9월 출범한 TF 성과를 공유하고 후속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취지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을 비롯해 금융감독원, 국무조정실, 경찰청, 법무부 관계자 등도 참석했다.

TF 위원장인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아직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한 법안들이 있다”며 “불법 개통 대리점 계약 해지를 위한 ‘정보통신사업법’, 불법 스팸 발송자에 대한 과징금 부과 및 범죄수익 몰수·추징을 위한 ‘정보통신망법’, 기관 간 정보 공유 근거 마련과 AI(인공지능) 기반 보이스피싱 탐지·차단 체계 구축을 위한 ‘통신사기피해환급법’ 등이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한 정책위의장은 “해당 법안들은 지난 3일 법사위 통과 후 본회의 상정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해외 발신 번호를 010 등 국내 번호로 위장하는 사설 변작 중계기의 제조·유통·사용·판매를 금지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도 조속히 처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 정책위의장은 올해 11월까지 집계된 보이스피싱 피해 현황도 언급했다. 그는 “보이스피싱 피해 건수가 2만1588건, 피해액은 1조1330억원으로 지난해(8500억원)보다 약 30% 증가했다”며 “피해액이 1조원을 넘어선 것은 뼈아프다”고 말했다.

그는 사기죄의 법정형을 최대 20년까지 상향하는 형법 개정안과 부패재산몰수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것을 언급하며 “범행 기간 중 취득한 재산은 상당한 개연성이 있는 한 범죄 수익으로 추정해 범인에게 범죄 수익이 단 한 푼도 남지 않도록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윤창렬 국무조정실장은 “지난 9월 범정부 통합대응단을 출범시켜 24시간 365일 가동 중이며 약 140개 팀이 관계부처와 민간이 합동으로 대응하고 있다”면서 “통신 정보를 연계한 AI 기반 플랫폼을 구축해 범죄에 이용된 전화번호를 신속히 차단하는 긴급차단제도를 도입했고 해외 거점을 둔 보이스피싱 조직에 대해서도 국제 공조를 통해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여야는 보이스피싱 범죄를 근절하기 위한 입법 활동의 일환으로 사기죄의 법정형을 최대 20년까지 상향하는 형법 개정과 보이스피싱으로 취득한 재산을 끝까지 환수토록 하는 부패재산몰수법 개정 등을 완료했다.

민주당은 피해자가 혼자 감당해 왔던 보이스피싱 피해를 금융사가 일정 한도 내에서 배상하도록 하는 무과실 배상책임제 도입 법안도 발의했다. 조인철 의원안은 피해배상한도를 1000만원 범위 내에서 시행령으로 정하도록 했다. 금융사가 보이스피싱 거래를 상시 탐지하는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을 운영해야 한다는 의무 조항도 담겼다. 

강준현 의원안은 최대 5000만원 한도 내에서 피해자 계좌의 금융사와 사기 이용 계좌의 금융사가 절반씩 분담하도록 규정했다. 다만 이용자의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있거나, 금융사가 방지 노력을 충분히 한 경우에는 배상 책임을 면제하도록 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최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