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힘으로 마을을 키우다

사람의 힘으로 마을을 키우다

함안군 시군역량강화사업 이야기

기사승인 2025-12-31 09:42:44
마을에 새로운 건물이 들어선다고 해서 삶이 저절로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그 공간을 어떻게 쓰고, 누가 운영하며, 얼마나 오래 함께 가꾸어 가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함안군이 요즘 농촌 정책의 방향을 ‘시설’이 아닌 ‘사람’에 두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마을을 바꾸는 진짜 힘은 결국 주민의 역량과 참여에서 나온다는 믿음입니다.

칠서무릉예절교육관 활용 민화캘리 교육

“이제는 우리가 직접 해봅니다”

함안군은 인구 감소와 농촌 소멸이라는 현실 앞에서 단순한 개발을 넘어서는 해법을 찾고자 했다. 그 해답이 바로 시군역량강화사업이다.

이 사업은 국·도비 지원을 받아 마을 상황에 맞게 주민의 역량을 키우는 데 초점을 뒀다. 아직 개발을 준비 중인 마을에는 사업을 이해하고 함께 계획할 수 있도록 돕고 이미 시설이 만들어진 마을에는 주민이 스스로 운영하고 관리할 수 있는 힘을 키워줍니다.

2024년과 2025년, 함안군은 7억원 가까운 예산을 투입해 “행정이 해주는 사업”이 아니라 “주민이 만들어 가는 마을”을 차근차근 준비해 왔다.


바리스타 양성 교육

마을 시설에 다시 숨을 불어넣다

함안군 곳곳에는 농촌개발사업으로 만들어진 19개의 거점 시설이 있다. 하지만 시설만 있고 사람이 없으면, 공간은 금세 멈춰버렸다.

그래서 시군역량강화사업은 “이 공간을 마을 사람들이 어떻게 쓰고 싶어 할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했다.

마을카페가 있는 곳에서는 메뉴 개발과 운영 교육을, 목공 시설이 있는 곳에서는 생활 목공 교육을 이어갔다.

그 결과, 2023년 81회였던 프로그램은 2024년 127회로 늘었고 참여 주민 수도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또한 거점 시설 이용이 어려운 배후마을에는 ‘찾아가는 마을문화보따리’가 직접 찾았으며 문화·체육·여가 프로그램을 마을 안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하며 “농촌에는 문화가 부족하다”는 인식을 조금씩 바꿔가고 있다.


역량강화사업 성과공유회

마을 안에서 전문가가 자란다

함안군 시군역량강화사업의 가장 큰 변화는 ‘사람을 키운다'는 점이다.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것이 마을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농촌 촉진자(퍼실리테이터)이다.

주민의 의견을 모으고 서로 다른 생각을 연결하며 마을의 방향을 함께 고민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현재 함안군에는 9명의 촉진자가 활동 중이며 이들은 2026년 마을만들기 사업을 준비하는 11개 마을에서 주민 토론회를 이끌며 상향식 농촌개발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밖에도 벽화활동가, 노후건강준비활동가, 파마봉사단, 마을뉴스제작단 등 마을에서 바로 활동할 수 있는 인적자원들이 하나둘씩 자라나고 있다.


벽화조성

주민이 그린 벽화, 마을의 얼굴이 되다

시군역량강화사업의 대표적인 성과 중 하나는 주민 벽화활동가 조직 ‘넘사벽’이다.

11명의 함안 군민으로 구성된 이들은 외주 업체가 아닌 주민의 손으로 마을 벽화를 완성했다.

처음에는 낯설고 서툴렀지만 교육과 반복적인 현장 실습을 통해이제는 기획부터 채색까지 스스로 해낼 수 있는 팀으로 성장했다.

가야 도음마을, 법수 대평마을, 산인 수동마을 등 19개 마을에서 진행된 벽화 작업은 마을 풍경을 바꿨을 뿐 아니라 “우리 마을을 우리가 가꾼다”는 자부심을 남겼다.

마을이 연결될 때, 변화는 계속된다

함안군은 한 마을의 변화가 거기서 끝나지 않도록 마을과 마을을 잇는 데에도 힘을 쏟고 있다.

완료지구 위원장과 사무장을 대상으로 한 실무 교육, 홍보 콘텐츠 제작 지원, 성과 공유 자리 마련 등을 통해 마을 간 경험과 노하우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돕고 있다.

혼자가 아닌 함께일 때, 마을의 변화는 더 오래 갑니다.


퍼실리테이터 활동

사람을 키우는 농촌, 함안의 내일

함안군은 "시군역량강화사업은 단기 성과를 위한 사업이 아닙니다"라며 "주민이 스스로 계획하고, 실행하고, 이어갈 수 있는
자립의 토대를 만드는 과정이다"라고 전했다.

군은 "이러한 노력은 말이산고분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이후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도약하는 함안의 미래를 떠받치는 가장 든든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함안군은 "앞으로도 사람을 키우고, 마을을 살리는 정책으로 “군민이 함께 만드는 행복도시 함안”을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완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일생 k7554
k755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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