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이 최우선” 건설사 신년사에 담긴 위기의식

“안전이 최우선” 건설사 신년사에 담긴 위기의식

기사승인 2026-01-09 06:00:11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관련이 없습니다. 쿠키뉴스 자료사진

건설사들이 신년사를 통해 안전한 건설 현장 조성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건설업계에서는 ‘안전한 현장’이 건설업 전반의 핵심 키워드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했다.

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건설사들은 신년사를 통해 ‘안전 경영’을 핵심 키워드로 제시하며 현장 안전 강화 의지를 다졌다. DL이앤씨는 안전을 경영의 절대 가치로 확립하겠다고 밝히며 데이터 기반 예측 관리 시스템 운영과 함께 안전 수칙을 준수하지 않는 협력업체와의 거래 중단까지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GS건설은 안전과 품질 강화를 위해 인공지능(AI)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이 밖에도 대우건설, 삼성물산 건설부문, 현대엔지니어링 등 주요 건설사들이 건설 현장 안전 강화를 신년 화두로 내걸었다.

이 같은 건설사들의 움직임은 건설 현장의 사망사고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는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5년 3분기 산업재해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재해조사 대상 사고사망자는 457명으로 전년 동기(443명) 대비 14명(3.2%)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건설업 사망자가 210명(200건)으로 가장 많았다. 사고 건수는 전년과 동일했지만, 사망자 수는 7명(3.4%) 늘었다.

건설 현장에서 사망사고가 잇따르자 대통령까지 직접 대응에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연속적인 인명사고를 일으킨 건설사에 대해 안전 매뉴얼 준수 여부를 철저히 점검하고 예방 가능한 사고였는지 여부를 면밀히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아울러 건설면허 취소와 공공입찰 참여 제한 등 강력한 제재 방안을 마련해 보고하라고 주문했다.

정부 차원의 제도 개선도 병행되고 있다. 오는 3월부터 ‘노란봉투법’이 시행 예정이다. 사용자 범위를 확대해 근로자와 직접 고용계약을 맺은 업체뿐 아니라 원청업체에도 사용자로서의 책임을 부과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 법은 노동자의 권리를 강화하고 기업의 과도한 손해배상 청구로 인해 쟁의권이 위축되는 것을 방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노동자들의 쟁의 행위(파업 등)에 대해 기업이 무분별하게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조항도 포함됐다.

이와 함께 지난해 정부는 사망사고 등 중대재해가 반복적으로 발생한 건설사에 대해 등록 말소를 요청해 영업 활동을 중단시키는 방안도 추진했다. 특히 3년간 두 차례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뒤 다시 영업정지 사유가 발생할 경우 등록 말소 요청 대상이 된다. 건설사 영업정지 요청 요건 역시 현행 ‘동시 2명 이상 사망’에서 ‘연간 다수 사망’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또 ‘노동안전 종합대책’을 통해 연간 3명 이상의 산업재해 사망사고가 발생한 기업에 대해 영업이익의 최대 5% 이내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계획이다. 영업이익이 명확하지 않거나 적자를 기록한 기업에는 최소 3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다.

현장 차원의 안전 강화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대우건설은 ‘스마트 안전’을 내세워 건설기계와 작업자 간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시스템을 도입했다. 운전원과 작업자에게 충돌 위험을 사전에 알리는 경보를 울려 사고를 예방하고 외국인 근로자가 많은 현장 여건을 고려해 인공지능(AI) 기반 번역기도 적용했다. DL이앤씨는 최첨단 스마트 안전관제 상황실을 마련하고 안전관리 인력을 확충해 원청사의 책임을 강화했다.

업계에서는 현장 안전이 건설사 핵심 키워드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중대재해 사고가 잇따르면서 대통령까지 나서 안전을 강조했고 중대재해 관련 법안이 잇따라 마련되면서 건설사들의 경각심이 커졌다”며 “이런 분위기 속에서 건설사들이 신년사에 안전을 핵심 키워드로 담고 있다”고 말했다.

이유림 기자
reason@kukinews.com
이유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