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카드사들이 해외 ABS와 외화 채권 등으로 자금 조달 경로를 다각화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여전채 금리 상승 가능성과 차환 부담을 감안해 조달 구조를 재편하려는 움직임이 분주하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최근 15년 만에 김치본드 발행을 재개하며 조달 포트폴리오 확대에 나섰다. 김치본드는 국내외 기업이 한국 시장에서 발행하는 외화 표시 채권으로, 원화 환전 목적의 투자가 제한된 2011년 이후 첫 발행이다. 현대카드는 회사채, ABS, 신디케이트론 등 기존 조달 수단에 김치본드를 추가해 조달 채널을 넓혔다고 설명했다. 특정 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조달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롯데카드도 올해 들어 3억달러(약 4419억원) 규모의 ESG 해외 ABS를 발행했다. 국내 회사채 대비 경쟁력 있는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 금융비용을 절감했다는 설명이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해외 ABS 발행을 통해 자금 조달원을 다변화하며 시장 변동성에 대한 대응력이 강화됐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해외 조달을 통해 안정적인 자금 조달 환경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외화 조달에 나서지 않았던 우리카드는 올해 자금 조달 다변화 차원에서 해외 조달을 검토 중이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올해는 시장 상황과 만기 도래 금액 등을 감안해 해외 조달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나카드 역시 해외 ABS 발행이나 신디케이션론 등을 중심으로 조달처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국내 조달 금리는 2023년 말 3.821%, 2024년 말 3.178%를 기록한 뒤 지난해 10월까지 평균 2%대 후반으로 내려갔다. 그럼에도 카드사들은 해외 ABS와 외화 채권을 활용한 조달을 꾸준히 이어왔다. 지난해 롯데카드는 ESG 기반 해외 ABS 3억달러를 발행했고, KB국민카드는 외화 신디케이트론으로 4억달러를 조달했다. 신한카드도 지난해 6월 미화 3억달러(약 4157억원)를 해외 신디케이티드론으로 조달한 데 이어, 9월에는 약 4억달러(약 5551억원) 규모의 해외 ABS 발행을 완료했다.
이는 카드사들이 국내 자금 조달 비중이 높아 시장 환경 변화에 취약하다는 점을 개선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차입금 상환 시기가 특정 시점에 몰리지 않도록 만기를 분산해 유동성 리스크를 줄이려는 전략도 깔려 있다. 실제 국내 회사채 조달 비중은 지난해 1분기 기준 2021년 말 이후 처음으로 70%대를 기록했으며, 다수 카드사가 전체 조달의 절반 이상을 국내 회사채에 의존하고 있다.
현재 3%대 중반에 형성된 여전채 금리가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도 변수로 꼽힌다. 2022년 레고랜드 사태 당시 여전채 금리가 5~6%대까지 치솟았던 점을 고려하면 아직 낮은 수준이지만, 재차 상승할 경우 조달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평가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현재 동결 상태이지만, 시장금리는 이미 오르고 있는 상황”이라며 “통상 은행채 이후 카드채 순으로 금리가 오르는 만큼 카드채 금리 역시 더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자금 조달 다변화를 위해 국내외 시장을 모두 검토하고 있지만, 여전채 금리가 더 오를 경우 해외 ABS나 외화 채권 활용을 보다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