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장례가 사흘째를 맞은 29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는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이날 빈소에는 김민석 국무총리와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이른 오전부터 상주 자리를 지켰고,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도 합류해 고인을 기렸다. ‘이해찬계’로 분류되는 조정식 대통령 정무특보와 민주당 김태년 의원을 비롯해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등도 빈소를 지키며 조문객을 맞았다.
정치권 인사뿐 아니라 외교사절의 발길도 이어졌다. 제임스 헬러 주한 미국대사대리와 제프 로빈슨 주한 호주대사는 각각 빈소를 찾아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특히 로빈슨 대사는 방명록에 한글로 ‘주한 호주대사’라고 직함을 적어 눈길을 끌었다. 이 밖에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천태종 감사원장 용구 스님,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송철호 전 울산시장 등도 조문에 나섰다. 시민들의 추모 발걸음도 끊이지 않았다.
이날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빈소를 찾아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김 전 위원장은 조문 후 취재진과 만나 “요즘 같은 장수 시기에 너무 빨리 돌아가셨다”고 애도를 표했다. 두 사람은 1988년 13대 총선에서 맞붙은 이후 38년간 정치권에서 질긴 인연을 이어왔다. 2016년 20대 총선 당시 김 전 위원장이 민주당 비대위원장으로서 이해찬 전 총리를 공천에서 배제한 일, 2020년 21대 총선에서 각각 여야를 이끌고 맞대결을 벌인 일 등이 대표적이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고인을 겨냥한 악의적 가짜뉴스에 대해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장례위원회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인 이해식 민주당 의원은 이날 빈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유튜브나 댓글을 통해 가짜뉴스를 유포하는 것은 고인과 유가족을 모욕하는 행위”라며 “당 차원에서 고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금주 원내대변인도 서면 브리핑을 통해 “죽은 이를 모독해 조회수와 후원금을 노리는 저급한 선동”이라고 비판했다.
이 전 총리는 참여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냈으며, 7선 국회의원을 역임한 정치권 원로다. 친노·친문계 좌장으로 활동하며 굵직한 선거 때마다 이재명 대통령을 지원해 정치적 멘토이자 ‘킹메이커’로 불렸다.
고인의 장례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와 더불어민주당 공동 주관의 기관·사회장으로 오는 31일까지 치러진다. 발인과 노제, 영결식을 거쳐 세종시 은하수공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고인은 공무출장 중이던 지난 25일 베트남 호찌민에서 향년 73세로 별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