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금리대출 확대 압박 속 위축…저축은행은 고심

중금리대출 확대 압박 속 위축…저축은행은 고심

기사승인 2026-02-03 06:00:12
쿠키뉴스 자료사진

가계대출 규제 강화 여파로 저축은행권의 민간 중금리대출이 1년 새 40% 이상 감소했다. 가계대출 총량 규제와 구조적인 수익성 부담이 맞물리면서, 당분간 중금리대출 확대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저축은행업권의 민간 중금리대출 취급액(사잇돌대출 제외)은 1조656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2조9056억원) 대비 42.9% 감소한 규모다. 같은 기간 대출 취급 건수도 18만6058건에서 15만8316건으로 크게 줄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소폭 반등했지만, 회복 국면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4분기 취급액은 전 분기보다 656억원 늘었으나, 지난해 2분기 신규 취급액이 2조7514억원에 달했던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1조원 중반대에 머물러 있다.

민간 중금리대출은 금융회사가 신용등급 하위 50% 차주에게 일정 수준 이하의 금리로 공급하는 신용대출이다. 중·저신용자에 대한 자금 공급을 확대하고 금리 단층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정부가 2016년 도입했다. 그동안 카드사보다는 인터넷전문은행과 저축은행이 공급을 주도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6·27 가계대출 관리 방안 이후 신용대출 한도가 연 소득 1배 이내로 제한되면서 중금리대출 역시 규제 대상에 포함됐다. 이에 따라 중·저신용자 자금 공급 창구 역할을 해 온 저축은행권의 민간 중금리대출은 지난해 3분기부터 신규 취급이 눈에 띄게 위축됐다.

수익성 부담 역시 중금리대출 확대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저축은행은 예금을 기반으로 대출을 운용해 수익을 내는데, 일반 신용대출의 최고 금리가 20%인 반면 중금리대출 금리는 이보다 3~5%포인트 낮은 수준에 형성돼 있다. 중금리 대출을 많이 취급하더라도 일반 대출에 비해 벌어들일 수 있는 수익이 낮다.

올해가 저축은행권 수익성 회복을 모색하는 시기라는 점도 중금리대출 확대를 주저하게 만드는 배경이다. 2024~2025년 경기 둔화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체 이슈 등으로 저축은행들은 연체율 관리에 주력해 왔다. 최근 들어 연체율이 다소 완화되는 흐름을 보이면서 수익성 회복이 과제로 부상했지만, 중금리대출 확대가 다시 수익성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기류가 이어지고 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연소득 기준 DSR 규제에 총량 규제까지 겹치면서 제한된 틀 안에서 중금리대출을 어떻게 운용할지가 핵심 문제가 됐다”며 “공급 확대를 위해 금리를 추가로 낮출 경우 수익성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어, 수익성 관리와 중금리대출 공급을 동시에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터넷은행과의 중금리대출 경쟁도 심화되고 있고, 대출을 취급한 이후 리스크로 이어질 경우 단순히 많이 판매하는 것이 반드시 좋은 선택은 아니다”라며 “중금리대출뿐 아니라 신용대출 전반에서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정책 방향성에 맞춰 노력해야 한다는 점은 공감하지만, 부실채권을 정리하고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는 과정에서 여신 규모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며 “현 시점에서 대출 확대를 논의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미현 기자
mhyunk@kukinews.com
김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