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포용금융’ 주문 확대에 보험업권 속앓이

금융당국 ‘포용금융’ 주문 확대에 보험업권 속앓이

기사승인 2026-02-08 06:00:11
게티이미지뱅크

정부가 ‘포용금융’을 핵심 금융정책 기조로 내세우며 이를 보험업권으로 확대하고 있다. 무상 보험 가입과 보험료 할인 등 지원책을 잇따라 내놓는 가운데, 수익성 악화와 자산건전성 부담이 겹치면서 비용 부담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비용 확대가 결국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9일 금융감독원과 생명·손해보험협회, 주요 보험사 8곳을 불러 포용금융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에서는 지방자치단체와 협업해 소상공인과 취약계층 등을 대상으로 보험을 무상 제공하고, 보험료 할인·납입 유예 등을 통해 보험 가입과 유지를 지원하는 방안이 거론됐다. 보험사들의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 확대하는 방안도 논의 대상에 올랐다.

보험업계는 이미 새도약기금 등 정부 주도의 포용금융 사업 재원 마련에도 참여하고 있다. 새도약기금은 장기간 빚을 갚지 못한 채무자의 부담을 덜기 위한 제도로, ‘7년 이상·5000만원 이하’ 연체 채권을 일괄 매입한 뒤 채무자의 상환 능력에 따라 채권을 소각하거나 채무를 조정하는 방식이다.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는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각각 200억원씩을 출연하기로 했다. 생명보험업권은 연체 채권을 보유한 10여 개 보험사가 매입가액에 따라 우선 분담하고, 나머지 금액은 전체 22개 생명보험사가 지난해 협회비 분담 기준에 비례해 나누기로 했다. 손해보험업권은 전체 출연금의 40%를 대상 채권 보유 회사들이 채권 보유 비중에 따라 분담하고, 나머지 60%는 협회비 분담 기준에 따라 전 회원사가 나누기로 합의했다. 연체 채권을 보유하지 않은 보험사들까지 참여하면서 업권 전반이 재원 마련에 동원된 셈이다.

앞으로도 포용금융 기조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금융당국은 포용금융의 일환으로 실손보험·자동차보험 등 전 국민이 가입하는 보험과 서민 생계와 직결된 상품을 중심으로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보험료 인상 부담을 업계가 일부 흡수해 인상 폭을 제한하는 방안이 검토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당국은 최근 ‘보험업권 포용적 금융 협의체’ 회의에서 “포용적 금융의 한 축이 금융 문턱 완화와 저리 서민자금 공급이라면, 다른 한 축은 출산·질병·재해 등으로 목돈이 필요할 때 보험금을 자금원으로 활용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보험의 공적 안전망 역할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보험사들은 경기 둔화와 규제 강화 속에서 수익성과 자산건전성 관리 부담이 동시에 커지고 있다는 입장이다. 소비자 보호를 둘러싼 당국의 관리·감독 기조 역시 강화되는 흐름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은행은 대출 제한 정책에 따른 금리 인상 등 정부 정책의 영향으로 영업 성과와 무관하게 높은 순이익을 거두는 구조”라며 “반면 보험사 등 제2금융권은 어려운 가계 여건 속에서도 자체적인 영업과 경영 전략으로 수익을 만들어야 하고, 정부 정책으로부터 부수적으로 얻는 이익도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보험사는 대면 영업을 통해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여서, 사업비 부담도 매우 크다”고 덧붙였다.

보험 분야의 포용금융이 상품 가입 형태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비용 부담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이자 감면이나 캐시백, 수수료 인하 등 단발성 지원이 가능한 은행이나 카드사와는 구조적으로 다르다는 설명이다. 실적 부담이 누적되는 상황에서 비용 확대가 이어질 경우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비용 절감 압박이 커질 경우 보장 범위 조정이나 보험료 인상 등으로 부담이 소비자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김미현 기자
mhyunk@kukinews.com
김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