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위기를 극복하고 대기업부터 지방 중소기업까지 아우르는 건강한 산업 생태계를 만드는 데 모든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
한국수출입은행(수은)이 산업 전환, 공급망 재편, 지역 균형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향후 5년간 150조원 규모의 금융지원 패키지를 가동한다. 금리·한도 등 금융우대를 통해 수출기업의 부담을 덜고, 신수출시장 개척을 지원하겠다는 청사진이다.
황기연 수출입은행장은 11일 취임 100일을 맞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과 성장둔화, 산업 양극화 심화 속에서 수은이 수출 회복과 투자·일자리 창출의 버팀목이 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취임 후 100일 동안 현장과 정부, 국회를 찾아 다양한 의견을 들었고,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금융지원과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올해 수은의 5대 전략은 △통상위기 극복 △지역경제 활성화 △국가전략산업 육성 △공급망 안정 △신시장 개척이다. 창립 50주년을 맞아 산업 구조 전환을 위한 ‘생산적 금융’도 강화한다. 수은은 지난해 반도체·조선·방산 등 주력 산업의 수출과 해외사업을 뒷받침하며 86조7000억원의 여신을 공급해 창립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이날 황 행장은 수은의 정체성을 ‘생산적 금융기관’으로 정의하면서 “수은은 가계대출이나 부동산대출 대신 기업과 해외 프로젝트 중심으로 지원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소·중견기업 지원 ‘포용’, 원전·방산 등 민간이 감당하기 어려운 위험분야 지원 ‘모험’, 산업 전환기 기업에 대한 장기적 지원 ‘인내’를 수은의 가치로 제시했다.
수은은 먼저 통상위기 극복을 위해 2030년까지 150조원 규모의 ‘수출활력 온(On, 溫) 금융지원 패키지’를 시행한다. 고환율·관세 부담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중견 수출기업에는 최대 2.2%포인트(p)의 금리 인하를 지원한다. 아시아·중남미·아프리카 등 글로벌사우스 개척 기업에도 금리를 0.4%p 낮춰준다.
지역경제 활력 제고와 상생금융 강화도 핵심이다. 향후 3년간 성장잠재력을 지닌 중소·중견기업에 110조원 이상을 지원하고, 비수도권 기업 여신 비중을 총여신의 35% 이상으로 유지한다. 상반기에는 1조3000억원 규모의 ‘수출중소중견 지역주도성장펀드’를 조성해 약정금액의 1.5배를 지역기업 투자에 활용한다.
국가전략산업 지원에도 방점을 찍었다. 급속한 인공지능 전환(AX)에 대응해 특별 프로그램과 수출활력 패키지 등 맞춤형 지원을 확대한다. 세부적으로 AI 산업 전반에 22조원을 투입하고 반도체·이차전지·바이오 등 첨단산업에는 50조원을 지원한다. 조선·방산·원전 등 대형 전략수주 산업에는 100조원을 투입한다. 대규모·고위험 프로젝트 지원을 위한 ‘전략수출금융기금’도 신설할 계획이다.
공급망 안정화와 신시장 개척 역시 중점 과제다. 수은은 출연금 850억원을 활용해 국고채 금리에 준하는 초저금리 대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신용도가 낮은 중소·중견기업에는 500억원 규모의 특별 대출 한도를 신설한다. 또한 핵심광물 확보를 위한 2500억원 규모의 ‘핵심광물·에너지 펀드’를 상반기 내 조성한다.
수은은 글로벌 사우스 등 신흥국 중심의 수출시장 다변화 전략도 병행한다. 수은은 ESG 규제 대응 컨설팅과 현지 네트워크를 지원해 기업의 해외 생산거점 확대를 돕고,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사업과 연계해 개발도상국 진출 기업의 수주 경쟁력과 협력 기반을 강화할 계획이다.
황 행장은 “답은 현장에 있다”며 “앞으로도 대한민국 경제, 수출기업을 살리겠다”며 “온기가 구석구석 갈 수 있도록 열심히 뛰고, 열심히 듣고, 열심히 마음을 얻으며 새로운 100년을 만들겠다”고 힘줘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