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능 전기차의 매력은 대개 숫자로 설명된다. 최고 출력, 가속 시간, 최대 토크 같은 지표들이다. 그러나 제네시스 GV60은 마그마는 다른 지점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폭 275mm 초고성능 타이어를 달고도 실내는 조용했고, 가속만큼이나 제동이 인상적이었다. ‘빠른 차’보단 ‘균형 잡힌 고성능’에 가깝다. 차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탐낼 만한 모델이다.
지난 10일 제네시스 수지에서 열린 GV60 마그마 미디어 시승회는 ‘마그마’가 지향하는 방향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시승은 경기도 용인 제네시스 수지에서 출발해 화성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까지 편도 약 50km, 왕복 100km 구간에서 진행됐다. 도심과 고속도로, 그리고 드래그 레이스까지 포함된 코스는 일상 주행과 한계 성능을 모두 체험하도록 구성됐다.
‘고성능=시끄럽다’는 공식?
고성능 모델임에도 가장 먼저 다가온 건 정숙함이었다. GV60 마그마에는 폭 275mm, 편평비 35%의 초고성능 타이어가 기본 장착됐다. 접지면이 넓은 만큼 코너링 성능은 기대할 수 있지만, 통상적으로는 노면 소음이 커진다. 특히 엔진음이 없는 전기차는 오히려 노면 소음이 더 도드라지는 경향이 있다.
그럼에도 시승 내내 실내는 조용했다. 고속 주행에서도 소음이 크게 올라오지 않아 속도를 체감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GV60 마그마에는 흡음재와 차음재를 추가 적용해 NVH(소음·진동·거칠음) 성능을 보강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도심 구간에서는 컴포트 모드로 주행했다. 노면의 충격을 한층 걸러내는 세팅이 인상적이었다. 승차감은 부드럽고, 조향은 부담 없이 가벼웠다. 일상 주행에서의 여유를 우선한 설정으로 읽혔다. 고속도로에 진입해 GT 모드로 전환하자 차의 성격이 또렷히 달라졌다. 스티어링 응답성과 차체 거동이 즉각적으로 변하며 노면 정보가 보다 선명하게 전달됐다.
전기차이지만 고성능 모델인 만큼 사운드 요소도 비중 있게 다뤄졌다. 센터 디스플레이에서 VGS(버추얼 기어 시프트)와 액티브 사운드 기능을 활성화할 수 있다. 기능을 켜자 웅장한 배기음을 연상시키는 사운드가 실내를 채웠다. 전기차 특유의 정숙함과는 결이 다른, 의도적으로 설계된 주행 감각이다. 변속이 이뤄지는 듯한 연출과 고회전 영역까지 끌어올리는 사운드 세팅은 순간적으로 전기차라는 사실을 잊게 했다. 고성능을 감각적으로 체험하도록 한 장치로 읽힌다.
사운드 연출에도 공을 들였다. 센터 디스플레이에서 VGS(버추얼 기어 시프트)와 액티브 사운드 기능을 활성화할 수 있다. 기능을 켜자 웅장한 배기음을 연상시키는 사운드가 실내를 채웠다. 전기차 특유의 정숙함과는 결이 다른, 의도적으로 설계된 주행 감각이다. 변속이 이뤄지는 듯한 연출과 고회전 영역까지 끌어올리는 사운드 세팅은 순간적으로 전기차라는 사실을 잊게 했다. 고성능을 감각적으로 체험하도록 설계한 장치다.
페달 95% 이상이면 ‘부스트 모드’가 자동으로
성능도 돋보였다. 가속 페달을 95% 이상 깊게 밟으면 최대 15초간 작동하는 부스트 모드가 자동으로 개입된다. 별도 버튼이 마련돼 있지만, 페달 입력만으로 부스트 모드가 작동한다는 점이 직관적이다. 이 모드에서는 순간적인 토크 상승이 체감될 정도로 가속이 살아난다. 다만 일반 도로에서 상시 활용하기에는 현실적인 제약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 화성 자동차안전연구원에 도착한 뒤에는 약 300m 구간에서 드래그 레이스가 진행됐다. 스프린트 모드에서 런치 컨트롤과 부스트를 활용해 가속한 뒤 제동까지 해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이 과정에서 더 인상적이었던 건 출력보다 제동이었다. 속도를 끌어올린 뒤 브레이크를 밟자 차체는 단단하게 멈춰 섰다. 가속이 밟는 대로 나간다면, 제동 역시 밟는 대로 멈춘다. 출력과 제동의 균형이 운전자에게 신뢰를 준다.
제네시스 측은 이후 열린 테크 간담회에서 개발 방향을 소개했다. GV60 마그마의 한 책임연구원은 “마그마는 트랙 퍼포먼스와 럭셔리 GT 콘셉트 사이에서 최적의 밸런스를 구현하는 것이 목표였다”고 말했다. 공력 성능과 NVH 확보를 설계 단계부터 반영했고, 고속 주행 안정성에 초점을 맞췄다는 설명이다.
GV60 마그마는 운전자가 이용하기 편한 ‘직관적인 고성능’ 차에 가까웠다. 컴포트 모드의 여유와 GT 모드의 긴장감, 자동 개입되는 부스트, 그리고 신뢰감을 주는 제동까지. 제네시스가 강조한 럭셔리 고성능은 수치보다 균형에 방점이 찍혀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