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공공기관이 RE100을 적극 실천하지 않았던 것은 평가나 박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올해는 시대가 바뀐 첫 해입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11일 한전아트센터에서 열린 ‘공공기관 K-RE100 출범식’에서 이같이 말하며 공공기관의 재생에너지 전환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면 더 높이 평가하고 공공기관이 솔선수범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며 공공기관이 에너지 전환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88개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을 60%로 확대하고, 2050년 100% 달성을 목표로 하는 로드맵을 공식 선언했다.
정부가 공공부문을 전면에 세운 배경에는 낮은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이 있다. 김 장관은 “수자원공사를 제외한 88개 공공기관의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은 현재 고작 2% 수준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라며 “그간 공공기관은 솔선수범은커녕 대한민국의 재생에너지 통계를 낮추는 데 기여해 왔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올해부터 경영평가 지표에 K-RE100 가입과 이행 실적을 본격 반영한다. 과거 재생에너지 확대 유인이 부족했으나, 이제는 재생에너지 사용량이 공공기관의 성과를 결정짓는 핵심 잣대가 됨에 따라 공공부문이 국내 재생에너지 시장의 안정적인 수요처로 나설 예정이다.
김 장관은 공공 RE100의 4대 원칙으로 △재생에너지 대폭 확대 △단가 하락 △수익 배분 △국내 산업 기여를 제시했다. 재생에너지를 늘리면 전기료가 무조건 오른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발전 단가를 낮추어 한국전력의 원가 부담을 실질적으로 줄여나가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을 구체화했다.
또한 “공기업 재생에너지 사업의 이익이 인근 지역 주민들에게 골고루 돌아갈 수 있도록 해달라”며 지역 상생 모델 구축을 강조했다.
축사에 나선 안호영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은 탄소중립과 에너지 전환이 우리 경제의 생존 문제임을 역설했다. 안 위원장은 “RE100은 이제 선택의 문제가 아닌 필수적인 생존 과제이며, 이를 잘 수행해야 우리 산업이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공기관이 앞장서서 수요를 창출할 때 전환의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역 사회와의 상생을 통한 에너지 확산 모델도 비중 있게 다뤄졌다. 안 위원장은 본인의 지역구인 전북 진안의 용담댐을 상황을 전하며 수상 태양광을 통한 주민 소득 창출 가능성을 언급했다. 안 위원장은 “수상 태양광 사업이 오래간 미뤄졌는데, 댐 주변 주민들이 직접 재생에너지 사업에 참여하여 새로운 소득원을 확보에 도움이 된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회 차원의 전폭적인 입법 및 재정 지원 의지도 재확인했다. 안 위원장은 “공공기관이 비용 부담을 최소화하면서도 안정적이고 속도감 있게 사업을 추진하도록 국회에서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재정적 한계나 불필요한 규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입법부가 적극적으로 나설 것임을 시사한 대목이다.
행사에서는 구체적 실행 방안도 공유됐다. 김강원 한국에너지공단 재생정책처장은 “현재 국내 640여 개 기업이 K-RE100에 참여하고 있으며, 88개 공기업과 준정부기관도 모두 가입을 마쳤다”고 밝혔다.
이어 “단순한 양적 확대를 넘어 직접 PPA(전력구매계약)와 자가 설비 중심으로 질적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에너지공단은 기관별 전력 사용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하고, 의무 비율 초과 달성분에 대한 보조금과 장기 저리 융자 등 금융 지원도 강화할 계획이다.
김 처장은 “더 저렴한 중국산에 유혹을 느낄 수 있지만, 그래도 국내 산업과 선순환 구조가 확보될 수 있도록 국산 제품을 써주시고, 쓴 만큼 평가에 반영되도록 지속적으로 추진해가겠다”고 말했다.
공공기관의 유휴 자산을 활용한 사례도 소개됐다. 한국도로공사는 성토 비탈면과 주차장 등을 활용해 162MW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운영 중이며, 한국국토정보공사(LX)는 본사와 지역본부 부지에 1.6MW 설비를 구축했다.
이날 행사에는 88개 기관 중 18개 기관장이 참석해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특히 이날 김 장관이 정장 차림에 운동화를 신고 단상에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한 행사 참석자는 “실무형 장관으로서 뛸 준비가 됐다는 실행 의지가 느껴졌다”고 했다.
김 장관은 “매년 평가받을 때 숙제 잘 못해서 막판에 숙제 열심히 하는 것처럼 하시지 마시고, 평소에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평가 받으시길 바란다”며 공공기관의 지속적인 참여를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