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 방어 나선 저축은행… 3%대 예금 다시 확산

수신 방어 나선 저축은행… 3%대 예금 다시 확산

기사승인 2026-02-13 06:00:12
그래픽=한지영 디자이너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3%대 정기예금 상품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저축은행 정기예금 평균 금리가 다시 3%대로 올라섰다. 다만 이는 대출 확대를 위한 자금 확보라기보다 기존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한 ‘방어적 대응’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79개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연 3.0%로 집계됐다. 매달 12일 기준 평균 금리가 3%대에 올라선 것은 지난해 8월 이후 6개월 만이다. 연 3%대 예금 상품도 빠르게 늘고 있다. 현재 저축은행권 예금상품 306개 가운데 약 69%인 210개가 연 3% 이상의 기본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해당 비중은 불과 10여 일 만에 8.7%포인트(p) 상승했다.

이날 기준 전국에서 가장 높은 정기예금 금리를 주는 곳은 부산에 본점을 둔 솔브레인저축은행이다.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등 온라인 전용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는 연 3.25%(1년 만기 기준)다. 이 밖에 청주저축은행(3.23%), JT저축은행(3.21%), 스마트저축은행(3.21%)과 스타저축은행(3.21%)도 3.2%대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현재 3.2%대 상품은 22개로,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해당 금리대 상품은 없었다.

저축은행들의 잇따른 금리 인상은 일부 기관에서 정기예금 만기가 도래한 데다, 최근 증시 강세 이후 예금 이탈을 막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예금자보호 한도 상향도 간접적인 영향 요인으로 언급된다. 예금자 보호 한도는 금융기관 파산 시 예금보험공사가 대신 지급하는 최대 보장액으로, 지난해 9월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확대됐다. 한도가 늘면서 한 번에 이동하는 자금 규모가 커졌고, 특정 고객 자금 이동이 수신 잔액 변동성에 미치는 영향도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금 이동 단위가 커지면서 일부 고객 이탈만으로도 공백이 크게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저축은행들은 이번 금리 상승을 업권 전반의 추세로 보지는 않는 분위기다. 자금을 유치하더라도 운용처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예금 이자를 지급하고도 수익을 남겨야 하는데 여건이 녹록지 않다. 금융당국 규제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은 위축됐고, 가계대출 역시 공격적으로 늘리기 어려운 환경이다. 자산건전성 관리 요구가 강화되면서 신규 사업 확대 여지도 크지 않다.

실제로 현재 저축은행권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1년 전(3.12%)보다 낮은 수준이다. 시중은행과의 금리 격차도 크지 않다. 통상 저축은행은 은행권보다 0.8~1%포인트 높은 금리를 제시해 수신을 유치하지만, 현재로서는 그 격차를 크게 벌릴 유인이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이날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12개월 정기예금 기본금리는 2.05~2.90% 수준이다.

앞으로 금리가 추가로 큰 폭 상승할지는 불확실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통상 저축은행은 대출 영업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수신금리를 올려 예금을 유치하지만, 현재 금리 인상은 성격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금리 조정은 공격적인 대출 확대보다는 기존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한 대응에 가깝다”고 말했다.
김미현 기자
mhyunk@kukinews.com
김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