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조사업체 뉴주(Newzoo)가 발표한 글로벌 게임시장 흐름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전 세계 게임시장 규모는 지난 2023년 대비 50억달러(약 7조2100억원)가량 증가했다. 이용자 수는 36억명에 이른다는 분석이다. 뉴주는 2028년에 세계 게임시장 규모가 약 2065억달러(약 297조7730억원)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한다. 삼일PwC 역시 전 세계적으로 게임산업이 매년 확장해 2028년 매출이 약 3300억달러(약 475조695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문화 영역의 다른 분야와 비교하면 수치를 체감할 수 있다. 2024년 전 세계 음반시장은 약 296억달러(약 42조6684억원), 글로벌 박스오피스는 305억달러(약 43조9627억원)로 추산된다. 두 산업을 합쳐도 게임시장에 크게 못 미친다. 매출 규모만이 아니다. 지난해 약 36억명, 2028년에는 39억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글로벌 이용자 숫자는 게임이 특정 세대만의 취미가 아니라, 세계인이 공유하는 문화라는 사실을 입증한다.
국내로 범위를 좁혀도 게임산업의 입지는 시나브로 커지고 있다. 2023년 국내 게임시장 규모는 22조원을 돌파하면서 전년 대비 3.4% 성장했다. 수출 성과 또한 83억달러로, 한화로 환산하면 약 11조9586억4000만원에 이른다. 게임이 K-콘텐츠 수출의 핵심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영화나 드라마 등 인지도가 더 높은 K-콘텐츠와 비교했을 때, 수치로 나타나는 성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다.
그럼에도 게임업계는 여전히 ‘질병코드’ 도입 공포에 떨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질병분류(ICD) 11차 개정판(ICD-11)에 게임이용장애를 등재한 이후 격화된 이 논쟁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게임이용장애 정식 질병코드는 ‘6C51’로, 이는 도박중독과 같은 분류인 중독성행위장애에 해당한다. 미국 등 다른 나라에서 국가별 특성을 반영한 독자적 코드 사용을 검토하고 있는 것과 달리, 한국에서는 한동안 WHO의 기준을 그대로 반영하는 쪽으로 논의가 지속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문화체육관광부 게임콘텐츠산업과는 “민간협의체가 진행한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재에 따른 파급 연구에 따르면, 2년간 게임산업에서 약 8조8000억원 피해 발생, 총 생산 12조3623억원 감소, 8만명 이상의 취업 기회 감소가 추정된다”는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물론 게임 ‘과몰입’ 문제에 대한 우려가 있다. 중독 수준에 이른 일부 고위험군에 대한 보호 정책은 필요하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36억명이 이용하는 산업 전체를 병리적 프레임으로 접근해 질병으로 규제하겠다는 정책은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게임은 이미 세계 최대 문화산업이다. 인공지능(AI) 활용은 물론 각종 IP 확장, e스포츠 산업까지 연결되는 파급력은 단일 콘텐츠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게임을 질병으로 낙인찍으려는 시도는 시대착오적이다.
게임업계는 “정부의 무관심을 바란다”고 호소할 지경이다. 국내 게임사 역차별 문제가 불거졌던 ‘게임 등급 분류’ 논란, 일일이 다 열거하기도 어려운 규제 위주의 행정에도 불구하고 게임은 지난 30년 간 스스로를 증명하며 성장해왔다. 이제 정부가 답할 차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