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조정, 하반기 수확…백화점 3사 불황 속 성장 배경은

상반기 조정, 하반기 수확…백화점 3사 불황 속 성장 배경은

롯데百, 영업익 5042억원 0.6% 증가…‘웨스트레이크 하노이’ 해외사업도 순항
신세계百, 리뉴얼 효과 가시화…영업익 0.4% 오른 4061억원, 강남점 3조 돌파
현대百, 영업익 9.6% 성장한 3935억원…판교점은 최단기간 매출 2조 달성

기사승인 2026-02-13 16:11:21
서울 시내 한 백화점 패션 매장 전경. 이다빈 기자 

백화점 3사가 지난해 연간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을 나란히 끌어올리며 성장했다. 상반기에는 소비 위축과 대외 불확실성으로 일제히 주춤했지만, 핵심 점포 리뉴얼과 차별화 전략에 대한 투자가 하반기 들어 성과로 이어지며 연간 성장 흐름을 만들어냈다는 평가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신세계백화점·현대백화점그룹 등 백화점 3사는 지난해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이 나란히 증가하며 견조한 실적을 거뒀다. 고물가와 내수 경기 침체 속에서도 역성장 국면을 피해가며 성장을 이뤘다는 평가다.

롯데백화점은 별도 기준 매출 3조3394억원으로 전년 대비 0.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7.7% 늘어난 5042억원을 기록했다. 신세계백화점은 매출 2조6746억원, 영업이익 4061억원으로 각각 1.0%, 0.4% 증가했다. 현대백화점은 매출 2조4377억원, 영업이익 3935억원으로 각각 0.1%, 9.6% 늘었다.

업계에서는 백화점 3사 모두 상위 소비층을 겨냥한 명품·럭셔리 중심 전략과 외국인 관광객 매출 확대가 공통적으로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내수 소비가 위축된 상황에서도 객단가를 끌어올리고, 국내 수요 공백은 관광 수요로 일정 부분 보완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연간 호실적이 순탄하게 쌓인 결과는 아니다. 상반기만 해도 정치적 불확실성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등 대내외적인 리스크가 겹치며 3사 모두 매출과 영업이익이 일시적으로 위축됐다. 그럼에도 당시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선방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핵심 점포 중심의 리뉴얼과 공간 재단장, 대형 투자 등이 집중된 시기였기 때문이다. 비용 부담이 불가피했지만 이는 체질 개선을 위한 선제적 투자 성격이 강했다는 분석이다.

결국 상반기 조정 국면을 거친 뒤, 하반기 들어 차별화 콘텐츠 강화와 핵심 점포 경쟁력 회복이 본격 반영되면서 3분기부터 매출 반등 흐름이 나타났다. 상반기 투자 효과가 하반기 실적으로 이어지며 연간 성장으로 연결됐다는 풀이다. 

롯데백화점은 본점과 잠실점 등 대형 점포를 중심으로 한 실적 회복과 VIP 매출 신장에 힘입어 외형 성장을 이뤘다. 여기에 해외 사업의 순항도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지난 2023년 하반기 문을 연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는 분기 기준 최대 이익을 경신하며 베트남 백화점 사업의 성장을 이끌었다. 현지 소비자 구매력 확대와 외국인 관광객 수요가 맞물리며 지난해 말 기준 누적 매출 6000억원을 달성했다. 회사는 이 같은 흐름을 바탕으로 올해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의 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대형 점포 리뉴얼 효과가 실적으로 가시화됐다. 소비 침체 국면에서 럭셔리 라인업 경쟁력이 강한 대형 점포들이 업황을 떠받치는 가운데, 본점과 강남점을 중심으로 한 리뉴얼 전략이 집객 효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하우스 오브 신세계’ IP 확장과 트렌드를 반영한 팝업스토어 유치 등 체험 요소를 강화하며 차별화에 나섰다.

특히 강남점은 2023년 이후 3년 연속 매출 3조원을 돌파하며 핵심 성장 거점으로 자리 잡았다. 국내 단일 점포 기준 최대 수준의 명품 라인업을 갖춘 강남점은 명품 매출이 전체 매출의 약 40%를 차지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현대백화점은 핵심 점포의 견조한 성장이 그룹 전반의 실적 개선을 이끈 주역으로 평가된다. 압구정본점, 무역센터점, 판교점, 더현대 서울 등 주요 점포들은 체험 중심의 공간 혁신과 고급화 전략을 통해 안정적인 매출 확대를 이어갔다.

이 가운데 판교점은 개점 10년 4개월 만에 연매출 2조원을 돌파하며 최단기간 ‘2조 백화점’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판교점은 현대백화점 전체 점포 가운데 가장 많은 96개 명품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으며, 럭셔리 MD 경쟁력과 초대형 식품관 전략이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권용일 키움증권 연구원은 “작년 6월 이후 한국 소비자심리지수는 110포인트 내외에서 머물러 있고 국내 주식 시장도 수출 경기 호조에 따라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방한 외국인 관광객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올해 1분기에도 백화점 매출은 명품과 패션 등을 중심으로 높은 성장세가 지속되면서 작년 4분기 못지 않은 기존점 매출 성장세를 나타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권 연구원은 “주요 백화점 업체들의 외국인 매출 비중은 5~6% 수준으로 확대되었고 30% 이상의 매출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외국인 매출 성장률 레벨에 따라 백화점 업체들의 기존점 매출 성장세가 더욱 가팔라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다빈 기자
dabin132@kukinews.com
이다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