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28년 도심항공교통(UAM) 상용화를 목표로 제도·인프라 재정비에 착수하면서, 정체됐던 K-UAM 사업이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기체 확보 지연과 참여 기업의 연쇄 이탈로 약화된 사업 기반을 되살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2028년 공공 서비스 중심의 UAM 상용화를 시작으로 2030년 민간 주도 서비스 도입을 지원한다. 이를 위해 기체 인증과 사이버 보안 등 안전체계를 정비하고, 버티포트(도심형 이착륙장)‧통신망 등 공공 인프라도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기존 개활지(고흥) 중심으로 진행됐던 실증도 도심 환경을 반영한 고도화 단계로 전환해 상용화 직전 수준의 검증을 추진한다는 목표다.
문제는 그간 반복된 UAM 상용화 일정 변경으로 정책 동력이 이미 상당 부분 흔들렸다는 점이다. 정부는 당초 2025년 말 상용화를 목표로 사업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기체 개발과 인증, 인프라 확보에 난항을 겪으면서 상용화 시점이 잇따라 조정됐다. 목표 시점이 거듭 변경되면서 사업 불확실성이 확대됐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정책 동력이 약화되자 참여 기업들도 잇따라 이탈한 상태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GS건설, 카카오모빌리티 등 주요 기업들은 사업성 불확실성과 초기 투자 부담 등을 이유로 전담 조직을 축소하거나 참여를 철회했다. 업계는 막대한 투자 비용이 요구되는 사업 특성상, 수익 모델이 구체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업들의 리스크 부담이 커진 결과라고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민간 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구체적 사업 모델과 수익 구조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리스크를 감수하며 투자에 나서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법적·제도적 기반이 충분히 정립되지 않은 점도 문제다. 도심 저고도 항로 설정과 소음 기준 등 무인항공기 교통관리체계(UTM)에 대한 세부 기준이 명확히 마련되지 않으면서, 제도에 대한 보완이 요구되고 있다. 도심 운항 안전 기준과 사고 발생 시 책임 범위, 보험 체계 등 핵심 규정이 구체화되지 않을 경우 상용화 지연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정책·제도가 지연되는 사이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은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모습이다. 이미 미국과 중국은 초기 시장 선점 경쟁에 나선 상태다. 미국 에어택시 제조업체 조비 에비에이션은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등을 중심으로 상용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중국 대표 UAM 기업 이항은 상하이 도심에서의 시험 운행을 시작으로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들은 UAM 초기 상용화 시기를 2025~2027년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역시 정책의 일관성을 확보하고 민간 투자 기반을 회복해 상용화 추진 동력을 되살려야 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UAM 사업의 의미 있는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운영 관리 시스템 정립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휘영 인하공업전문대학 항공경영학과 교수는 “당초 계획대로라면 기체 인증과 시범 운항이 상당 부분 진행됐어야 했다”면서 “하지만 일정이 반복적으로 순연되면서 사업의 연속성이 약화됐다”고 꼬집었다. 이어 “실증부터 상용화까지 전 과정을 일관되게 관리해야 하는데, 지금까지 전담 조직의 변경이나 공백이 반복돼 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상용화 목표 시점에 맞춰 의미 있는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정부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명확히 하고, 기체 인증부터 인프라 구축, 민간 사업 모델을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체계적인 운영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