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타격 이후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되면서 정부가 자원·에너지 수급과 무역·공급망에 미칠 영향을 긴급 점검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문신학 차관 주재로 ‘제2차 실물경제 점검회의’를 열고 최근 사태가 국내 실물경제에 미칠 파급효과와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에는 외교부·기후부·해양수산부·금융위원회 등 관계 부처와 한국석유공사·가스공사·코트라(중동본부)·에너지경제연구원, 대한상공회의소·한국경제인협회·무역협회, 석유·화학·플랜트 업계 협단체, 주요국 상무관 등이 참석했다.
앞서 김정관 산업부 장관이 사태 발생 당일(28일) 자원 수급과 업계 영향을 긴급 점검한 바 있으며, 이날 회의에서는 통상·무역·자원·안보 등 전반적인 실물경제 영향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기 위함이다.
산업부는 “최근 전개 상황을 고려할 때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유조선 운항 일정 조정, 우회 항로 확보 등을 포함한 면밀한 상황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제 원유와 가스 가격에 대한 영향은 전황 전개 상황에 따라 가변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축유 7개월분 확보…“당장 수급 위기 가능성 낮아”
정부와 업계는 현재 수개월 분의 비축유와 비축의무량을 상회하는 가스 재고를 보유하고 있어 단기적인 수급 대응 여력은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다만 중동발 공급 차질이 현실화될 경우, 우선 업계 차원에서 중동 외 지역 물량 확보에 나서고, 사태 장기화로 민간 원유 재고가 일정 수준 이하로 감소할 경우 산업부가 자체 상황판단회의를 통해 비축유 방출을 결정할 방침이다. 방출 물량은 여수·거제 등 9개 비축기지에 저장된 석유를 활용하게 된다.
석유공사도 해외 생산분 도입 확대, 공동비축 우선구매권 행사, 비축유 방출 태세 점검 등 비상 매뉴얼상 조치사항에 대한 긴급 점검에 착수했다.
해상물류는 아직 제한적…장기화 시 수출 부담
해상 물류는 이번 사태에 따른 영향이 제한적인 상황이다. 주요 컨테이너 선사들이 2023년 홍해 사태 이후 수에즈운하 대신 아프리카 희망봉을 경유하는 우회 항로를 사용해온 점이 영향을 완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중동 지역이 차지하는 우리 수출 비중은 약 3% 수준으로 크지 않지만,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유가 상승과 물류비 증가를 통한 간접적 충격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중동 수출 피해 기업에 대한 유동성 지원과 수출바우처를 활용한 물류비 지원, 해외 공동물류센터 지원 등 기존 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는 한편, 물류 경색이 본격화될 경우 임시 선박 투입 등 추가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일부 화학품목 점검…전력 수급 영향은 없어
석유·가스 외에 중동 의존도가 높은 품목은 제한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난연재에 쓰이는 브롬, 합성섬유용 에틸렌글리콜 등 일부 화학제품은 중동 의존도가 높지만, 국내 생산과 재고 활용, 수급 대체 등을 통해 국내 공급망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력 수급 역시 현재까지 직접적인 영향은 없는 상태다. 유가 급등이나 LNG 도입 차질 가능성에 대비 한전, 발전 공기업 등이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 하고 있으며, 산업부와 기후부 간 소통과 협조를 강화하기로 했다.
주미국·중국·일본·EU의 상무관과 코트라 지역본부장(무역관장)도 이날 회의에 화상으로 참여하여 주재국 동향, 현지 기업 애로사항 및 잠재적 리스크 요인 등에 대해 공유하했다. 플랜트·석유·화학 관련 협·단체들도 사태 발생에 따른 프로젝트 수행, 원료·제품 수급 등 영향을 발표하고 만일에 사태에 대비하여 긴밀히 협업해 나가기로 했다.
긴급대책반 가동…“물가 전이 최소화”
산업부는 사태 발생 당일 양기욱 산업자원안보실장을 단장으로 ‘긴급대책반’을 가동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향후 사태의 전개 추이와 국내 가격 동향, 선박 운황 현황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면서 관계부처와 유관기관과도 긴밀히 공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비축 방출 등 비상조치를 면밀히 점검하고 유가변동이 국내 휘발유·가스요금 등 국민 체감 물가에 과도하게 전이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하메네이가 미국과 이스라엘이 대이란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하메네이 생사에 대해 확답을 내놓지 않던 이란은 이후 IRIB 등 국영 매체를 통해 “최고지도자가 순교했다”며 사망 사실을 확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