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2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까지 평행선을 달렸다. 사법개혁 입법에 반발한 국민의힘은 대규모 도보 행진으로 여론전에 나섰고, 더불어민주당은 대미투자특별법 등 현안 처리를 지연시키는 무책임한 행보라고 맞섰다.
국민의힘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사법독립 헌정수호를 위한 대국민 호소 국민대장정 규탄대회’를 열고 장외투쟁의 시작을 알렸다. 이는 최근 국회를 통과한 이른바 ‘사법 3법’(법왜곡죄 신설·재판소원 도입·대법관 증원)에 반발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촉구하는 자리다. 집회에는 국민의힘 의원 80여명과 원외 당협위원장 50여명이 참석했다. 일부 지지자들도 태극기와 성조기, ‘윤 어게인’ 문구가 적힌 피켓 등을 들고 현장을 찾았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규탄사를 통해 “민주공화정의 핵심 근간은 권력의 견제와 균형인 삼권분립”이라며 “현 정권이 국회 다수당을 앞세워 야당을 완전히 배제하고 국회를 장악한 채 입법부의 힘으로 사법부를 완전히 파괴하고 있어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법파괴 악법 때문에 정의를 지켜야 할 마지막 보루인 법관들이 이미 정권의 눈치를 본다”며 “야당으로서 대한민국의 사법 시스템 수호를 위해 맨발 벗고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도 “사법 파괴 3법은 이재명 대통령 독재 공화국을 만들겠다는 것이고, 결국 사법·헌정 질서 파괴와 대한민국의 종말을 불러올 것”이라며 “거부권을 행사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즉각 반발했다. 김현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법개혁 3법은 법을 악의적으로 왜곡하는 이들에게 책임을 묻고, 침해된 국민의 기본권을 구제할 길을 넓히고, 재판 지연을 줄이자는 제도개선”이라며 “이번 도보 행진이 대국민 호소인가. 극우 유튜버를 위한 방송용 장외투쟁인가”라고 반문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특히 대미투자특별법 처리가 지연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그는 “경제 6단체도 대미투자특별법 지연이 협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긴급 호소문까지 발표했다”며 “경제 현장의 우려를 국회가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더민주전국혁신회의도 논평을 통해 “지금 국제 정세는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고, 대미 관세 협상과 주요 통상 현안 등 국익과 직결된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며 “이러한 시기에 국회를 떠나 거리 정치에 나서겠다는 것은 제1야당으로서의 책무를 망각한 국회 이탈이자, 사실상의 직무유기”라고 꼬집었다.
민주당 원내지도부도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번 행진은 사법 정의를 위한 실천이 아니라 윤 어게인을 외치는 아스팔트 극우 세력에게 ‘우리가 이렇게 열심히 싸우고 있다’며 꼬리를 살랑거리는 것”이라며 “민심은 아스팔트가 아니라 민생 현장에 있다”고 직격했다.
천준호 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도 “장외 투쟁 때문에 대미투자특위도 내일로 밀렸고, 결국 오늘 대미투자특별법안이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며 “합의된 일정대로 대미투자특별법을 처리하는 데 차질이 생긴다면 국민과 국익에 심대한 해를 가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울러 “충남·대전 행정 통합 추진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혀라. 행정 통합은 이번이 아니면 기회가 없다”며 “국민의힘은 정략적 계산을 중단하고 민생을 돌보길 바란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은 출정식을 마친 뒤 국회에서 출발해 신촌과 광화문을 거쳐 청와대 인근까지 도보 행진을 이어갔다. 당 지도부는 행진 과정에서는 별도의 구호 제창을 자제하고 도착 지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국민 메시지를 낼 계획이다. 친한(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일부 의원들도 동참해 당내 결속을 과시하는 모습도 연출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