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까지 가세요? 환승표 없으면 이따가 환승 못 합니다.”
3일 오전 서울 강서구 한강버스 마곡선착장. 안내원은 목적지를 확인한 뒤 번호표와 환승표를 건네며 이렇게 말했다.
평일 오전 10시20분, 잠실행 한강버스를 기다리는 승객은 많지 않았다. 한산한 선착장에는 기자를 포함해 5명가량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103호는 출발 5분 전부터 승객을 태우기 시작해 정시에 출항했다. 자리에 앉자 직원이 승선 신고 방법을 안내했다. 이어 “선수로 나가 강을 가까이에서 구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의 전국 최초 수상 대중교통 ‘한강버스’가 지난 1일부터 전 구간 운항을 재개했다. 한강버스는 지난해 11월15일 바닥걸림 사고 이후 안전 재점검을 이유로 동부 구간(잠실~여의도) 운항을 중단한 지 100여일 만이다.
시민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일산에서 온 김형록(76·남)씨는 “선착장까지 오는 것도 어렵지 않았고, 경치를 보며 이동할 수 있어 정말 좋다”며 “동부 구간인 옥수역에서 내려 집으로 돌아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여의도 사는 대학생 A(22·남)씨는 “지금까지 3~4번 정도 이용했는데 동부 구간 재개를 기념해 다시 탔다”며 “구명조끼가 있어 불안하지 않고 유람용으로는 괜찮은 것 같다”고 했다.
마곡에서 자녀와 함께 탑승한 유정렬(66·남)씨는 “잠실 끝까지 갈 계획”이라며 “홍보만 잘하면 외국인 관광객도 많이 찾을 것 같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나처럼 멀리까지 가는 사람은 환승 없이 한 번에 갈 수 있으면 더 편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이번 재개를 계기로 운영 체계도 손봤다. 수요가 가장 많은 여의도 선착장을 중심으로 동부(잠실~여의도)와 서부(마곡~여의도) 구간을 나눠 운행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전 구간 운항 당시 선착장별 이용 비율은 여의도(23%)가 가장 높았고, 잠실(18%), 마곡(17%) 순이었다.
운항 재개에 앞서 압구정~잠실 8.9㎞ 구간에 대한 정밀 수심 조사와 준설·이물질 제거 작업도 마쳤다. 항로 이탈 방지 시스템을 구축하고 사고 구간 부표를 1.4m에서 4.5m로 교체하는 등 안전 조치를 강화했다. 정부 합동점검 지적 사항 120건 중 96건은 조치를 완료했으며, 나머지도 상반기 내 마무리할 계획이다.
다만 환승 과정에서는 혼선도 있었다. 여의도선착장 도착 후 별도의 하선 안내 방송이 나오지 않았고, 일부 승객은 눈치를 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개찰구 통과 방법에 대한 안내도 뚜렷하지 않아 직원에게 직접 물어본 뒤에야 “환승표를 보여주고 나가면 된다”는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환승 안내 문구는 통로 중앙 작은 안내판에 적혀 있었지만 눈에 잘 띄지 않았다. 실제 승객들 사이에서는 “여기서 기다리는 게 맞느냐, 지금 출발하는 버스를 타는 것이냐”는 질문이 오갔다. 환승 체계가 아직 낯선 만큼 이용객이 몰릴 경우 혼선 가능성도 있어 보였다.
다시 잠실행 탑승 시에는 65세 이상 이용객과 환승 승객을 별도 줄로 구분했다. 서울시는 오는 13일까지(주말 제외) 만족도 조사 참여를 조건으로 65세 이상에게 무료 탑승을 제공하고 있다. 환승 승객은 여의도에서 인원 확인을 위해 다시 승선 신고를 해야 한다.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전영규(71·남)씨는 “이 정도면 안정적으로 탈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뒤쪽은 소음이 큰 것 같아 앞쪽에 앉았다”고 언급했다. 직장인 B(30·여)씨는 “경험 삼아 타기에는 괜찮지만 출퇴근용으로 이용하기에는 어려울 것 같다”며 “배차 간격이 길고 잔여 좌석 확인 방법도 직관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서울시 관계자는 “환승표 분실 시 원칙적으로는 환승이 어렵지만, 상황을 확인해 재량으로 조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선 안내 방송 미송출과 관련해서는 “방송이 나오는 것이 맞으며, 나오지 않았다면 일시적인 오류로 보인다”고 했다. 소음 문제에 대해서는 “하이브리드 선박 특성상 일부 소음은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한강버스는 8대로 운항 중이다. 이달 중 2대가 추가 도입되고, 나머지 2대도 4~5월 중 투입될 예정이다. 시는 선박이 추가되면 배차 간격 단축과 급행 운영 확대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