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500석 증발?” 김포~제주 슬롯 재배분…항공 통합 규제 논란 재점화

“하루 500석 증발?” 김포~제주 슬롯 재배분…항공 통합 규제 논란 재점화

대한항공·아시아나 기업결합 규제 또 논란
두 항공사 제주~김포 노선 슬롯 13개 반납
LCC 이관에 따른 좌석 공급 감소 우려 제기
전문가 “시장 혼선 초래…유연한 규제 필요”

기사승인 2026-03-06 06:00:12 업데이트 2026-03-06 08:20:18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에 따라 김포-제주 노선 슬롯이 저비용항공사(LCC)로 이관되면서 좌석 공급 감소 우려가 제기된다. 사진은 기사의 내용과 상관 없음. 송민재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에 따라 김포-제주 노선 슬롯이 저비용항공사(LCC)로 이관되면서 좌석 공급 감소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시장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통합 규제로 논란이 일었던 데 이어, 최근 슬롯 재배분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반복되는 규제 괴리가 항공시장 혼선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달 29일부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제주~김포 노선 슬롯 13개가 △이스타항공(6편) △제주항공(4편) △파라타항공(2편) △티웨이항공(1편) 등 4개 항공사에 배분된다. 이는 국토교통부와 공정거래위원회가 두 항공사 합병 이후 특정 노선에서의 시장 지배력 집중을 완화하기 위해 마련한 조치다.

그러나 이번 조치가 오히려 좌석 공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는 현재 하루 평균 약 2800석 수준인 김포~제주 노선 공급석이 재배분 이후 2300~2500석 수준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상대적으로 좌석 규모가 큰 기종을 투입해 온 반면 LCC는 중‧소형 기재 중심으로 운항하는 경우가 많아 같은 슬롯이라도 공급 좌석 수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김포~제주는 수요가 몰리는 대표 노선이어서 좌석 공급이 조금만 줄어도 이용객 불편이 커질 수 있다”며 “특히 성수기에는 좌석난 문제가 더욱 심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이용객 편익 확대와 시장 경쟁 촉진을 위한 조치라는 취지와 달리, 실제로는 공급 감소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이번 슬롯 재배분 논란은 항공사 통합을 둘러싼 규제와 시장 현실 간 괴리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과도 맞닿아 있다.

앞서 공정위는 2024년 12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승인하면서 ‘2019년 대비 공급 좌석 90% 이상 유지’ 등의 조건을 부과했다. 통합 항공사 독과점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었지만, 업계에서는 오히려 LCC의 시장 퇴출을 가속화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실제 대한항공을 비롯한 계열 항공사들이 규제 기준을 맞추기 위해 수요가 적은 노선에서도 운항을 확대하면서 일부 LCC가 해당 노선 운항을 중단하는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다. 특히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면서 노선별 수요 변화와 시장 상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항공산업의 높은 시장 변동성을 고려하지 못한 규제가 시장 혼선을 초래하고 이용객 불편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휘영 인하공업전문대학 항공경영학과 교수는 “항공사 통합에 따른 독과점 우려를 줄이기 위한 구조적 조치 자체는 필요하다”면서도 “결과적으로 소비자 편익이 줄어드는 방향으로 문제가 발생한다면 규제 설계에 대한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항공 운송은 수요와 공급이 빠르게 변하는 산업인데, 현재의 규제는 시장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규제 과정에서 업계와 학계 등 전문가들과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보완책을 마련하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민재 기자
vitamin@kukinews.com
송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