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에 우리’ 찍고 ‘왕사남’ 천만까지…‘흥행 연타’ 쇼박스, 그 비결은 [쿡찍어봄]

‘만약에 우리’ 찍고 ‘왕사남’ 천만까지…‘흥행 연타’ 쇼박스, 그 비결은 [쿡찍어봄]

기사승인 2026-03-06 06:00:10
영화 ‘왕과 사는 남자’(왼쪽), ‘만약에 우리’ 공식 포스터. 쇼박스 제공


모처럼 활기를 되찾은 극장가다. 지난해 12월31일 개봉한 영화 ‘만약에 우리’(감독 김도영)가 이례적인 흥행으로 새해의 포문을 열더니 이젠 2년 만의 ‘천만영화’ 탄생이 머지않았다. 개봉 한 달여 만에 누적 관객수 950만명(5일 기준)을 돌파한 ‘왕과 사는 남자’(감독 장항준)이 그 주인공이다. 

공교롭게도 두 작품은 몇몇 공통점이 있다. 먼저 모두 성공을 확신하기 어려운 장르라는 것이다. ‘만약에 우리’는 2019년 이후 처음 200만 관객을 동원한 멜로다. ‘왕과 사는 남자’는 사극이다. 기존 천만영화 33편 중 역사에 기반한 작품은 ‘명량’, ‘광해, 왕이 된 남자’, ‘왕의 남자’까지 총 3편에 불과하다. ‘왕과 사는 남자’는 천만영화 중 네 번째 사극이 되는 셈이다.

또 다른 공통분모는 투자·배급사 쇼박스다. 영화산업의 장기 침체 속 리스크를 최소화해야 하는 배급사 입장에선 라인업 구성에 더욱 신중할 수밖에 없다. 이 가운데 쇼박스는 비교적 흥행 공식과 거리가 먼 작품들로 잇따른 흥행을 거두고 있다. 실리와 다양성,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성과다.

이 같은 성공에는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했겠으나 무엇보다 두 작품이 적기에 개봉했다는 평가가 많다. 쇼박스 관계자는 “어떤 관객층이 좋아할 영화인지, 그 관객층이 언제 영화를 보러 나오기 좋을지 복합적으로 고려한다”며 “‘만약에 우리’는 겨울 정서에 맞는 영화지만 배경이 더운 느낌이 있어서 고민했다. 하지만 감정적으로 깊이 있는 영화라서 더울 때보다 겨울이 어울린다고 판단해 연말에 배치했다. ‘왕과 사는 남자’는 가족들이 함께 보기 좋을 때를 생각해 설 연휴 전에 선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영화 ‘군체’ 공식 포스터. 쇼박스 제공


쇼박스의 다채로운 라인업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공포 영화 ‘살목지’, 좀비 영화 ‘군체’, 심리 스릴러 ‘폭설’ 등이 앞선 작품들의 배턴을 이어받는다. ‘살목지’는 유명한 괴담 스폿을 소재로 삼아 호러 마니아들이 주목하고 있는 작품이다. ‘군체’는 연상호 감독의 신작이자 배우 전지현의 스크린 복귀작이라는 점에서 일찌감치 관심을 모았다. 연기파 배우 김윤석과 구교환이 주연으로 호흡을 맞춘 ‘폭설’ 역시 기대작이다. ‘만약에 우리’로 탁월한 안목을 다시금 증명한 구교환이 ‘군체’, ‘폭설’에도 출연한다는 점 역시 흥미로운 포인트다.

이같이 폭넓은 작품 스펙트럼은 의도한 것은 아니나 작품의 서사와 캐릭터에 집중한 결과물이라는 전언이다. 쇼박스 관계자는 “장르를 따졌다면 ‘만약에 우리’를 하기 어려웠을 거고 ‘왕과 사는 남자’도 사극이라 경제적으로 찍는다고 해도 예산을 감안해야 한다. 그런 제반 요소보다는 이야기 자체가 갖고 있는 밀도나 신선함을 우선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파묘’도 오컬트 장르지만 1000만 관객을 넘겼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며 “과거 데이터에만 몰두하면 앞을 볼 수 없는 것 같다. 결과론적이지만 관객은 늘 새로운 것을 보고 싶어 한다”고 덧붙였다.


심언경 기자
notglasses@kukinews.com
심언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