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대와 달라서 좋은 ‘콘크리트 유토피아’
대지진이 일어난 서울 한복판에 아파트 한 채만 덩그러니 남는다면 그곳은 낙원일까 지옥일까. 대다수의 황궁아파트 주민들에게 그곳은 낙원이다. 이들은 말한다. “아파트 밖으로 나가면 다 죽는다”고. “아파트는 주민의 것”을 외치며 외부인을 내쫓는 이들의 앞날은 어떻게 될까? 기발한 상상에서 출발한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감독 엄태화)는 현실과 면밀하게 맞닿은 작품이다. 재난 상황에 놓인 한국인이 할 법한 생각들과 말들이 스크린에 고스란히 펼쳐진다. 그러면서도 날카로운 풍자를 잊지 ... [김예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