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폭발, 한국인 4명사망·3명부상…정부 알―카에다 개입 정보에 촉각

예멘 폭발, 한국인 4명사망·3명부상…정부 알―카에다 개입 정보에 촉각

기사승인 2009-03-16 00:01:06


[쿠키 사회] 정부는 예멘 한국인 관광객 폭발 사고에 테러 조직 알-카에다가 개입한 것으로 알려지자 긴박하게 움직이며 관련 정보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16일 "아직까지 알-카에다가 개입했다는 정황을 예멘 당국이 공식 발표하거나 따로 전달받지는 않았다"면서 "외신 보도 내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여행을 기획한 테마세이투어 여행사의 마경찬 사장도 당시 정황과 관련, "누군가 폭탄을 일부로 터뜨린 것 같다"고 말했다.

마 사장은 관광객들이 시밤 전망대에 도착해 일몰을 조망하고 있을 때 "현지인으로 보이는 남자 2명이 다가와 '어디서 왔냐', '우리는 한국을 좋아한다'는 등의 말을 일부 관광객에게 건넨 뒤 '여행 잘하라'고 말하고는 유적지를 떠났고, 갑자기 폭탄이 터졌다"고 설명했다.

앞서 알 키르비 예멘 외교장관은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과의 전화 통화에서 "전문가팀을 보내 (사고 원인을) 확인하고 있다"면서 "결과가 나오는대로 통보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예멘 당국은 한국측의 수사 참여도 환영했다.

예멘 당국은 또 특별기를 사고가 발생한 세이윤(Sayun)시에 보내 사망한 한국인 4명의 시신을 수습해 수도인 사나로 이송했다. 부상자 3명 중 현지 가이드 1명을 제외한 2명과 다치지 않은 일행 10명도 특별기 편으로 사나로 이송한 후 군병원에서 간단한 치료를 마친 후 두바이로 보내 귀국을 도왔다.

앞서 정부는 사고 즉시 주예멘대사관에 사고대책반을 설치했고, 사고 수습을 위해 이기철 외교부 재외동포영사국 심의관 등 4명을 현지에 급파했다. 우리 정부는 신속대응팀에 포함된 경찰관을 17일 오전 예멘에 도착하는대로 현지 수사에 참여시키기로 했다.

정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예멘 전 지역을 여행제한 지역으로 지정했다. 예멘은 당초 이번 사건이 발생한 세이윤시를 포함해 일부 지역만 여행제한 지역으로 묶여 있었다.

유가족들은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고 실신하는 등 충격에 휩싸였다. 사망한 김인혜씨 남편 윤모씨는 "부인이 사망했다"는 연락을 받고 곧바로 여행사를 찾아 아내의 죽음을 확인하고 허탈해했다. 그는 "자식도 없이 평생 살면서 여행을 낙으로 삼고 살아온 사람"이라며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함께 변을 당한 주용철·신혜운씨 부부의 서울 암사동 아파트는 정적이 흘렀다. 주씨의 남동생 용수(56)씨는 "서로 먹고 살기 바빠 자주 연락도 못했는데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홀로 여행을 떠난 박봉간씨의 부인은 비보를 전해 듣고 오열하다 실신했다.

특히 정부가 여행 제한구역으로 지정한 지역에서 사망 사고가 발생해 해당 여행사가 안전 문제를 고려하지 않은 채 무리하게 일정을 잡은 게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1인당 495만원으로 알려진 이 여행상품은 당초 9일 출발해 9박10일 동안 두바이를 거쳐 예멘의 고대 유적지를 둘러보고 17일 귀국하는 일정이었다.

△사망자 명단=박봉간(70) 김인혜(64·여) 주용철(59) 신혜운(55·여) 국민일보 쿠키뉴스 안의근 김아진 기자
pr4pp@kmib.co.kr
안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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