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계,화주들에 무리한‘바이코리아’ 요구 논란

해운업계,화주들에 무리한‘바이코리아’ 요구 논란

기사승인 2009-04-08 20:06:00


[쿠키 경제] 위기에 놓인 해운업계가 '바이 코리아'를 내세우며 국내 기업을 압박하고 나섰다. 한국전력 한국가스공사 포스코 등 수입원료 전용선을 운영하는 대형 화주들에게 국내 선박을 이용해 달라는 것이다. 그러나 해운업계가 경쟁력을 키우는 대신 애국심에 호소한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STX팬오션 등 5개 선사들은 한전 가스공사 포스코 등 대형 화주들이 원료 수입시 10년 이상의 장기계약을 맺는 전용선 계약을 국내 선사와 맺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바다와 경제 국회포럼 간담회'에서도 원유, 제철원료, 액화가스 등 국내 대량화물 수출입업체를 향해 십자포화를 쏟아냈다.


정갑선 STX팬오션 전무는 "우리 해운업의 성장 배경에는 대형 화주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있었지만 최근 4∼5년 사이에 10여척의 장기운송계약(COA)이 해외로 빠져나갔다"고 말했다. 백대현 한진해운 벌크선그룹장(상무)도 "단기 용선계약은 몰라도 새로 만든 선박이나 10년 이상 장기용선 선박에 대한 입찰에서는 외국적선을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창규 SK해운 가스선영업본부장은 "전용선 입찰시 최저가 입찰이 아닌 적정가 입찰이 도입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해운업계의 이 같은 요청은 일본 업체의 대량 화물 자국선 운송률이 최근 3년간 평균 62.3%에 달하는 데 반해 국내 업계의 경우 그 절반 수준인 34.7%에 그쳤기 때문이다. 해운업계는 지난해 국내 대량 화물 전용선 운반량이 7022만t, 추정운임 17억3000만달러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이를 놓칠 수 없는 수익으로 여기고 있다.

한국선주협회는 한전의 경우(자회사 포함) 지난해 전체 대량 화물 운송량 5114만t 중 979만t(16%)이 일본선사와 계약했고, 포스코는 전체 7900만t 중 800만t(10%)이 벨기에 등 외국선사와 계약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해당 기업들은 단가 조정의 어려움과 재무건전성 악화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했다. 박현철 동서발전 사업처장은 "이미 국제 입찰에서도 국내 선사에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면서 "외국 선사의 입찰을 제한할 경우 가격 조정이 어려워 재무건전성 문제가 부각된다"고 말했다.

이용재 남동발전 연료팀장은 "국제입찰을 배제할 경우 단가인상이 우려된다"고 말했고, 전중선 포스코 석탄구매그룹장도 "(국내 선사가)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면 항상 국내선사를 이용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불황을 맞은 해운업계가 자체 경쟁력을 키우기보다는 애국심에 호소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강준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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