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 ‘치킨 게임’…‘벼랑 끝 전술’에 ‘맞대응’

北·美 ‘치킨 게임’…‘벼랑 끝 전술’에 ‘맞대응’

기사승인 2009-05-03 22: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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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정치]
북한과 미국의 강경한 기싸움이 '치킨 게임'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 내에서 비확산 부문을 주도하고 있는 게리 세이모어 백악관 대량살상무기(WMD) 정책조정관은 1일(현지시간) 북한의 추가 핵실험을 정해진 시나리오로 받아들이는 듯한 발언을 했다.

세이모어 조정관은 또 "북한은 추가 핵실험을 포함해 긴장을 높이기 위한 가능한 모든 수단을 다 소진하고 나면 결국 다른 선택이 없기 때문에 (협상) 테이블로 돌아온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로지 기다릴 뿐"이라며 미국이 먼저 양보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 역시 지난달 30일 "북한에 어떤 경제적 지원을 할 관심도 없고, 그럴 의향도 전혀 없다"면서 강경론을 고수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미국 외교분야 싱크탱크인 외교협회(CFR) 역시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북한 핵문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격적인 외교'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반면 북한은 이미 지난달 6자회담 불참 선언에 이어 추가 핵실험과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발사 카드까지 뽑아든 바 있다.

미국이 북한 특유의 '벼랑끝 전술'에 강한 '맞대응(tit-for-tat)' 카드를 들고 나온 것은 향후 북·미 대화를 앞두고 이번 만큼은 샅바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3월 스티븐 보즈워스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북마저 거부당한 상황에서 계속 북한에 밀릴 경우 오바마 대통령 임기 내내 북한에 끌려다닐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다만 미국이 대안도 없이 강경 카드만 밀어붙일 경우 손도 못 써보고 북한의 2차 핵실험만 지켜봐야 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이번 주로 예상되는 보즈워스 특별대표의 동북아 순방이 향후 미국의 대북정책을 가늠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대북정책을 총괄하는 보즈워스 특별대표 마저 강경한 대북 태도를 고수할 경우 북한의 2차 핵실험은 '시간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 외교 소식통은 3일 "이번 순방에서 보즈워스 특별대표가 한국과 일본 정부에 북·미 직접대화의 필요성을 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안의근 기자
pr4pp@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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