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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경제] 브라질 국영 석유기업 페트로브라스의 해양플랜트 발주를 놓고 국내 조선업계가 사활을 건 수주전에 나섰다. 올 들어 선박 수주가 거의 끊어진 상황에서 페트로브라스의 발주 규모가 무려 765억달러(약 96조원)에 달하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선 업계 판도마저 바뀔 수 있다. 지난달 페트로브라스 경영진이 방한했을 때 빅4 경영진들이 모든 일정을 제쳐두고 ‘버선발’로 이들을 맞은 것도 이 때문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페트로브라스는 다음달 초부터 드릴십과 반잠수식 석유시추선 1차분 7척(약 7조원)에 대한 입찰 공고를 낼 예정이다. 이어 드릴십과 반잠수식 석유시추선 21척을 추가로 발주할 예정이다. 이미 발주가 이뤄진 12척을 포함하면 40척(약 300억달러)에 달하는 매머드급 계약이다.
이뿐 아니다. 부유식 원유생산저장설비(FPSO)도 올해 8척 신규발주하는 것을 시작으로 모두 25척 이상을 발주할 예정이다. 업계는 FPSO 물량만 375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일반 상선도 49척(45억달러) 중 23척이 발주 대기상태이며 해상작업선도 현재 입찰이 진행중인 24척을 포함해 146척(도합 50억달러)의 물량이 쏟아진다.
세계 조선업계를 주름잡는 국내 빅4 업체가 이번 해양플랜트 수주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이유다. 이들은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최대 82.7%나 감소할 정도로 경영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문제는 페트로브라스가 내세운 ‘자국선박 자국제조’ 원칙이다. 경기 부양을 위해 자국 내 조선소에서 건조할 경우에만 계약을 맺겠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브라질 조선소들이 해양플랜트 건조 능력이 부족하고 투자자 확대를 위해 입찰 조건이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 해외 건조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STX조선해양은 STX브라질오프쇼어를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어 수준에 유리하지만 FPSO건조 경험이 없고 조선소도 17만㎡ 정도의 작은 규모라는 게 걸림돌이다. 삼성중공업은 브라질 아틀란티코 조선소의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어 비교적 유리한 위치다. 게다가 벌크선을 포기하고 일찌감치 해양플랜트와 특수선 분야로 기술을 특화해 강력한 경쟁자로 꼽힌다.
올해 수주실적이 전무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도 풍부한 대규모 사업 수주 경험과 플랜트 분야의 우수한 기술력을 앞세워 수주전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발주된 드릴십 8척과 반잠수식 석유시추선 4척이 모두 해외 건조로 이뤄진 점을 주목하고 있다. 일부 업체는 브라질 조선소와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방안 등을 논의 중이다.
하지만 국내 업체간의 지나친 수주 경쟁으로 출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페트로브라스가 플랜트 발주 규모가 워낙 커 조선업계로선 놓칠 수 없는 기회지만 국내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되레 큰 짐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강준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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