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운 후계 체제 순조로울까

북한, 김정운 후계 체제 순조로울까

기사승인 2009-06-02 22:32:01


[쿠키 정치]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남인 정운(25)이 후계자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 당국은 북한이 지난달 28일 정운이 후계자로 내정됐다는 내용을 담은 외교 전문을 각 재외공관에 하달해 충성 맹세를 받고 있다고 1일 국회 정보위원들에게 설명했다. 정부 당국이 후계 체제에 관한 구체적인 정황을 공식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 고위당국자도 2일 "김정운의 후계 내정 사실은 아주 신빙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북한은 5·25 핵실험에 성공한 뒤 정운이 후계자로 내정된 사실을 당과 군,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내각, 해외 공관 등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후계 체제가 가시화되면서 권력 승계가 안정적으로 이뤄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정운의 세습 가능성은 높지만 과정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가장 큰 변수는 지난해 8월 뇌혈관 질환으로 쓰러졌던 김 위원장의 건강 문제다. 정운의 '바람막이' 역할을 해야 할 김 위원장이 극단적으로 1∼2년 내에 회복 불능 상태에 빠질 경우 정운의 권력 기반은 심하게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상대적으로 김 위원장은 1974년 후계자로 내정된 뒤 20년 남짓 아버지 김일성 전 주석의 그늘 속에서 권력을 다질 수 있었다.

후계자로 내정될 때까지 준비 기간도 짧고, 이렇다할 만한 업적이 없다는 점도 불안 요소다. 정운은 올해 5월초부터 새로운 속도전인 '150일 전투'와 김 전 주석의 97회 생일 기념 '축포 야회' 등을 주도적으로 이끌며 새로운 '업적 쌓기'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다는 평가다. 이기동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책임연구위원은 "150일 전투가 제대로 먹혀들지 않아 김 위원장이 잦은 현지지도를 통해 인민들을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폐쇄 사회이긴 하지만 북한 인민들이 3대까지 이어지고 있는 권력 대물림을 어떻게 받아들일 지도 변수다. 특히 최근 북한 인민들은 식량난으로 북·중 국경 출입이 잦고 외부 문화에도 많이 노출돼 예전에 비해 사고의 변화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이 올해 4월 최고인민회의 제12기 1차회의에서 매제인 장성택 당 행정부장을 국방위원에 기용해 정운의 후견인 역할을 맡긴 것도 후계 불안을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최고 권력에 기대는 북한 엘리트층과 일반 주민들의 속성을 고려할 때 후계 체제 구축에 큰 걸림돌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국정원은 올해 2월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에서 3대 세습에 대해 "북한 내 권력 주변 간부들의 저항이 작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안의근 기자
pr4pp@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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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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