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건 없네’…베일 벗는 클린턴 보따리

‘새로운 건 없네’…베일 벗는 클린턴 보따리

기사승인 2009-08-11 21:39:03
[쿠키 정치] 빌 클린턴 미국 전 대통령이 평양에서 들고 온 ‘방북 보따리’의 실체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당초 클린턴 전 대통령의 이번 방북은 한반도 정세를 뒤흔들 ‘판도라의 상자’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지만, 예상과 달리 “별로 새로울 것도, 달라질 것도 없다”는 게 정부 당국자들의 전언이다.

미국 정부가 이번 주초 관련국들에 통보한 내용은 크게 북핵 문제와 북·미관계 정상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북한 급변사태 가능성 등 핵심 현안을 중심으로 김 위원장의 발언 내용과 심층분석 자료가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보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북핵 문제와 북·미 관계정상화 문제를 연계하며 미국이 먼저 양보하라는 취지의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알려진 것과는 달리 김 위원장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직접 제안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클린턴 전 대통령은 동행한 로저 밴드 박사를 통해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를 관찰한 결과 양호하다는 결론을 얻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한 소식통은 11일 “김 위원장의 건강이 매우 좋으며 북한 내 권력기반도 확실히 장악하고 있어 급변사태 가능성도 높지 않다고 미국은 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클린턴 전 대통령의 보고 내용에 현재의 대북정책 기조를 바꿀 만한 변수가 없는 것으로 보고 현 대북 제재 전선을 흔들림없이 유지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 고위소식통은 “클린턴 방북은 일종의 해프닝으로 끝났다고 봐야 한다”며 “앞으로 선박 검색은 물론 다양한 형태의 대북제재가 이뤄질 것이며 미얀마 핵거래 의혹 제기나 인도의 북한 선박 검색은 그 일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이 전한 클린턴 전 대통령의 보고 내용만으로 북·미관계의 향방을 속단하기는 이르다는 관측도 만만치 않게 제기된다.

현재 미국은 본격적인 대화 국면을 앞두고 북한으로부터 최대한 핵포기 약속을 얻어내겠다는 전략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김 위원장의 발언 내용을 일정부분 여과한 뒤 관련국에 통보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과 클린턴 전 대통령의 회동이 아직 성사되지 않은 점도 변수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구두보고가 대북정책의 큰 물줄기를 바꿔놓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안의근 기자
pr4pp@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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