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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정치]
추석 이산가족 2차 상봉 이틀째인 30일 남북 가족들은 개별상봉과 야외상봉을 통해 전날 못다한 이야기를 나누며 재회의 기쁨을 나눴다.
특히 오후 3시30분부터 온정각 앞뜰 잔디광장에서 유명한 북한 노래 '반갑습니다' 등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진행된 야외상봉은 이들에게 '60년만의 가족 소풍'이었다.
북의 형님과 재회한 고재현(74)씨는 "야외로 나오니까 기분이 상쾌하다"며 "형님, 일제 때 '원족(遠足·소풍)' 나온 느낌이네"라며 즐거워했고, 형 재학(77)씨도 "기분이 새삼스럽다"며 웃어보였다.
북측 이산가족 최병욱(80)씨는 60년 만에 두 동생과 재회한 데 이어 마침 팔순 생일도 맞았다. 조카 유신호씨는 "외삼촌이 1930년 9월 30일생"이라며 "돈은 우리가 부담할테니 조그마한 케이크라도 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결국 최씨의 팔순 생일상은 금강산호텔 2층에서 열린 공동 점심자리에서 현대아산 측이 급히 마련한 초코파이와 초로 조촐하게 꾸려졌다.
유일한 부부 상봉자인 북측 남편 노준현(85)씨는 개별상봉 내내 남측 아내 장정교(82)씨의 손을 놓지 않았다. 남측 딸 선자(64)씨는 준비해온 양복을 아버지 몸에 맞게 줄이기 위해 개별상봉 시간 내내 바느질을 했다.
정봉주(49) 전 민주당 의원도 29일 단체상봉에서 북한에 떨어져 지낸 사촌형 봉학(78)씨와 첫 만남을 가졌다.
금강산=공동취재단, 국민일보 쿠키뉴스 안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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