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국제정치 전문가로 CNN에서 ‘GPS(Global Public Square)’를 진행하는 파리드 자카리아는 18일자(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에 게재한 칼럼에서 “북한의 붕괴는 심각한 지정학적 불안정을 야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붕괴를 쉽게 일어날 것 같지 않지만 만약 일어나면 심각한 충격을 동반하는 것을 의미하는 ‘검은 백조’에 비유한 그는 “북한이 붕괴될 경우 한반도에서 혼란이 일어나는 것은 물론이고 미국과 중국 사이에 적대적인 일련의 대응을 야기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 주민들이 점점 더 많이 외부세계에 대해 알기 시작했다”면서 “북한 주민들이 남한의 삶을 안다면 사회적 불만이나 그 이상의 것을 확실히 야기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어느 순간 북한 주민들이 남한을 향해 가기 시작하고, 그 때 만일 한국 미국 중국 간에 마련된 신중한 계획이 없다면 모든 혼란이 빚어질 것”이라면서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비할 필요성이 있음을 강조했다.
북한의 붕괴와 관련해 그는 “한국 정치가들에게 이 문제에 대해 물어봤지만 신경질적으로 웃으면서 다른 화제로 말을 돌렸다”면서 “한국 국민은 이 문제를 생각하기 원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명박 대통령이 통일세를 제기했지만 여론은 이에 강하게 반대했고 결국 흐지부지됐다고 전했다. 그는 남북한이 통일될 경우 지난 10년간 GDP(국내총생산)의 5% 가량을 통일 비용으로 쏟아부은 독일보다 훨씬 부담이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왜냐하면 북한이 동독보다 훨씬 크고 못살기 때문이다.
그는 또 “지금 미국이 북한의 작은 핵보유 문제에만 집중하고 있지만 더욱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문제는 북한 정권의 붕괴”라며 미국의 관심을 촉구했다. 그리고 ‘검은 백조’에 대비해 한국과 미국, 중국이 지금부터라도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