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하라 신타로(石原石原愼太郞·78) 도쿄도지사는 22일 정례브리핑에서 “의회 논의를 거쳐 (쓰키지 시장의) 도요스(豊洲)로 이전을 추진하겠다”며 밝혔다. 도의회 최대 계파인 민주당의 반대로 사실상 중단돼 있던 이전 관련 예산 1281억원을 집행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아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도쿄도는 비록 실패로 끝났지만 2016년 하계 올림픽 유치를 위해 도시정비계획을 세우면서 주오구(中央區)의 쓰키지 시장을 2014년까지 고도구(江東區)의 도요스에 이전시키는 안을 포함시켰다. 그리고 쓰키지 시장 부지는 올림픽 미디어센터로 활용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전 예정지인 도요스가 원래 가스공장이 있던 곳이어서 납, 수은, 비소, 시안, 벤젠 등 유독물질이 많이 검출되자 이전 반대 여론이 높아졌다. 민주당 역시 쓰키지 시장이 있는 현재 장소를 재정비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여기에 지난해 도쿄도가 올림픽 유치에 실패하면서 쓰키지 시장 이전 문제는 수면 밑에 가라앉는 듯했다.
하지만 이시하라 지사는 “현재 위치에서 시장의 재정비는 완성까지 수십년 걸린다”면서 이전을 고수하고 있다. 그리고 이를 위해 도요스의 이전지역 정화에 대대적으로 나서는 한편 도쿄도 주민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홍보를 펼쳐왔다.
한편 이시하라 지사가 내년 4월에 있을 도쿄도지사 선거에 나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인종차별 등 각종 망언에도 불구하고 인기가 높은 그는 3선의 장수 지사다. 78세 나이가 부담이긴 하지만 이시하라 지사는 아직까지 은퇴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다. 그의 아들인 이시하라 노부테루(石原伸晃) 자민당 간사장 역시 지난 20일 일본 기자클럽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부친의 4선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만일 이시하라 지사가 다시 선거에 나선다면 쓰키지 시장 이전 문제는 4년 전과 마찬가지로 이번 선거의 쟁점 가운데 하나가 될 전망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