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공연] 연극 ‘대머리 여가수’ 안석환, 그가 던지는 메시지는?

[Ki-Z 공연] 연극 ‘대머리 여가수’ 안석환, 그가 던지는 메시지는?

기사승인 2011-01-22 13:01:00

[쿠키 문화] 연기파 배우 안석환이 그동안 품고 있던 연출가의 재능을 연극무대에서 펼쳤다.

지난 15일부터 서울 대학로 SM아트홀에서 관객과 만나고 있는 연극 ‘대머리 여가수’에서 안석환은 ‘소방대장’ 역을 맡아 직접 무대에 오르는 것은 물론, 작품의 원작인 극작가 외젠 이오네스코(Eugene Ionesco)의 ‘대머리 여가수’를 우리식으로 각색하고 연출하는 다재다능함을 보인다.

연극 ‘대머리 여가수’는 전형적인 한국 중산층 서씨 부부와 마씨 부부의 일상을 그렸다. 언뜻 보면 평범해 보이는 소재인 듯하지만 처음부터 상당히 파격적 흐름을 갖춘다.

무대 위에 등장한 광대들은 가만히 서 있다가 마이크를 들어 랩을 하기 시작한다. 공연의 시작을 알리기 위한 퍼포먼스인가 했더니 이미 공연은 시작된 것이라고 한다. 뿐만 아니라 연극 중간에 휴대폰을 사용해도 되고, 음식물을 먹어도 되며, 플래시를 켜고 사진촬영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언뜻 보면 이해하기 힘든 콘셉트로 고개를 갸우뚱 할 수도 있지만 이것이 바로 연극에 고정관념을 깬 부조리극의 특징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즉 기승전결이 있는 작품을 주로 만났었다면 이 작품은 처음과 끝의 경계가 애매하다.

일상에 있어서 특별한 것들을 모아 작품 속에 녹였으며 아이러니한 상황들을 찾아볼 수 있다. 안석환은 부조리극에 대해 “술 값 10만원은 아깝지 않아도 주차비 3천원을 아까워하는 모습과 같다”고 설명했다.

이 작품을 관람하는 관객들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의견을 내놓을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던 연극에 대한 고정관념으로 해석의 어려움을 느낄 수 있는데, 이는 일정한 틀 안에서 사회가 정해놓은 규칙에 맞게 행동해왔기 때문이다.

‘대머리 여가수’에는 대머리 여가수가 나오지 않는다. 바로 이러한 상황을 통해 이번 작품이 어떤 성격을 띠고 있느냐를 짐작할 수 있다. 때문에 연극을 관람하는 관객들은 억지로 이해하려 들지 말아야 한다. 우리 역시 때로는 자신도 설명할 수 없는 행동을 보일 때가 있는 상황에서 이성이 아닌 감성으로 이를 받아들일 때가 있는 경우와 비슷하다.

현재 대학로에서 선보이고 있는 연극 페스티벌 ‘무대가 좋다’ 시리즈의 여섯 번째 무대인 ‘대머리 여가수’에는 안석환을 비롯해 김성기, 진선규, 정은경, 정세라, 이승훈, 최광일, 이주원, 김나미, 유지수, 윤대열, 조윤경 등이 출연하며 오는 3월 31일까지 만나볼 수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최은화 기자 choieh@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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