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에이즈계획(UNAIDS)은 3일(현지시간) 세계 에이즈 감염자 수는 2010년 말 현재 3400만명이라고 발표했다. 유엔에이즈계획이 에이즈 관련 통계를 처음 시작한 1999년엔 감염자가 2620만명이었다.
에이즈가 처음 보고된 1980년 초반부터 지금까지 약 6000만명이 에이즈에 감염됐으며 이 중 절반이 에이즈 관련 질병으로 사망했다. 사망자 가운데는 록 허드슨과 프레디 머큐리 등 세계적 유명인사도 포함돼 있다.
에이즈는 질병 확인 초기에 높은 사망률과 성관계에 의한 감염경로 때문에 ‘20세기 흑사병’ ‘타락한 인류를 향한 조물주의 저주’ 등으로 묘사됐다. 특히 당시 동성애 남성에게서 에이즈가 집중적으로 발생하면서 사회적으로 동성애 혐오를 부르기도 했다. 하지만 에이즈가 수혈과 이성 간 성관계로도 병이 옮고 산모와 태아 간 수직감염도 발생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에이즈와 연결해 동성애를 비난하는 시각은 많이 사라졌다.
또한 각국에서 안전한 성관계에 대한 교육과 예방 노력을 벌인 결과 에이즈 감염도 전 세계적으로 감소 추세다. 유엔에이즈는 예방 노력의 결과 2001~2009년 에이즈 감염자가 가장 많은 국가인 인도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규 감염자 수가 각각 50%와 35% 감소했다고 밝혔다. 또한 신규 감염자 수도 2009년 250만명에서 2015년 100만명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1983년 프랑스 연구진이 에이즈를 일으키는 레트로바이러스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를 확인해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유전자 변형을 일으키는 바이러스 특성상 아직까지도 에이즈 백신진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1996년 레트로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항레트로바이러스 약물들이 나오고 이들 약물을 섞어 쓰는 ‘칵테일 요법’이 정착되면서 HIV 환자의 수명은 크게 늘었다. 지난 5월 약물 치료를 조기에 시작하면 감염도 거의 차단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된 데 이어 골수이식으로 에이즈가 완치된 사례까지 보고돼 에이즈 완치에 대한 희망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빈곤국가들의 경우 에이즈 환자들이 비용 문제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 특히 남부 아프리카에서는 대부분 항레트로바이러스 약물 치료를 받지 않아 에이즈 사망률이 높다.
유엔에이즈계획은 이날 에이즈 대책으로 2015년까지 적어도 220억 달러의 기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강력한 에이즈 대책을 실시하면 2020년까지 1200만명의 신규 감염과 740만명의 사망을 막을 수 있다. 미셸 시디베 유엔에이즈 사무총장은 이날 “선진국뿐만 아니라 빈곤국에서도 에이즈 환자들이 항레트로바이러스제 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도록 에이즈 기금 지원에 대한 획기적인 방법을 검토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