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신한은행 서교동 지점 직원 A씨는 지난해 기업 고객들이 납부한 신용평가수수료 등 각종 1회성 수수료 2억여원을 수차례에 걸쳐 빼돌렸다. A씨는 지점의 사업자등록증 등 관련 서류를 위조해 농협은행에 지점 명의의 통장을 몰래 개설한 뒤 고객들로부터 수수료를 입금 받는 수법을 사용했다. 그는 올해 초 고객의 민원제기로 덜미가 잡혔다.
이 사건을 계기로 신한은행이 전체 지점을 대상으로 전수 조사를 벌인 결과 직원 18명이 적발됐다. 이들은 수수료 영수증을 허위로 발급해준 뒤 여러 차례에 걸쳐서 40만원에서부터 수천만원에 이르는 돈을 횡령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신한은행은 적발된 직원 전원을 면직 처리했다. 동일 사건에 대한 징계로는 은행 창립 이후 최대규모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횡령액의 많고 적음을 떠나 고객 돈을 가로챈 것은 금융인의 자질이 없는 것이라 일벌백계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신한은행 중국법인(신한은행 중국유한공사) 직원들은 국제학교 학비 지원금을 유용한 정황도 포착됐다. 신한은행은 학비 지원금 중 일정액은 전액 지원하되 그 이상 금액일 경우 70%를 지원하고 나머지 30%는 본인이 부담하도록 했다.
하지만 이들 직원들은 유니폼 비용 등 잡다한 경비를 끼워 넣어 영수증에 기재된 금액을 부풀리는 수법을 썼다. 은행 측은 문제가 불거지자 지원금 지급규정을 수정하고 일부 직원을 한국으로 발령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중국법인의 지원금 운영 규정이 모호한 상태에서 직원들이 석연찮게 지원금을 타낸 부분이 있다”면서 “다음 달로 예정된 신한은행 종합검사에서 사실관계를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고객 돈 31억여원을 주식투자로 탕진한 우리은행 간부가 경찰에 구속되는 등 은행을 중심으로 금융권 비리가 잇따르고 있다.
한 시중은행 고객은 “각종 비리가 드러난 저축은행에 이어 이제는 일반 시중은행도 믿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한탄했다.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각종 비리로 징계를 받은 금융회사 임직원은 44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22명)의 배가 넘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강준구 강창욱 진삼열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