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부장판사 때려치운다” 7~8명 줄사표… 왜?

“나 부장판사 때려치운다” 7~8명 줄사표… 왜?

기사승인 2013-01-08 20:19:01
[쿠키 사회]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7∼8명이 2월 초 법원 정기인사를 앞두고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8일 알려졌다. 매년 1∼3명의 고법 부장판사가 사퇴하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으로 많은 숫자다.

8일 대법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4일까지 법원행정처에 사의를 표명한 고법 부장판사는 7∼8명 정도다. 사법연수원 기수로는 14기 1명, 15·16기 1∼2명, 17기 4∼5명이다. 사퇴 이유로 대부분 ‘개인적인 사정’을 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법원 안팎에서는 평생법관제와 대등재판부 등에 대한 부담 때문에 이런 현상이 발생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사의를 표명한 한 고법 부장판사는 “정년까지 재판을 해야 하는 평생법관제에 대한 부담이 컸다”며 “제도적 보완이 필요한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다”고 말했다.

평생법관제는 고법 부장판사가 법원장으로 근무한 후에 상급 법원장 등으로 승진하지 않고 다시 고법으로 돌아와 법관으로 근무하는 제도로 양승태 대법원장이 도입했다.

대등재판부에 대한 부담 때문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고법 부장판사와 지법 부장판사 2명으로 구성되는 대등재판부에서는 재판장도 판결문을 작성해야 하는 등 배석판사들과 똑같은 역할을 요구받는다.

서울지역의 한 부장판사는 “대등재판부의 재판장은 상대적으로 업무강도가 높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사의를 표명한 부장판사 7∼8명 중 4∼5명이 대등재판부의 재판장이다.

대법원 관계자는 “개인적인 사정들로 사의를 표명했는데 공교롭게도 그 수가 좀 많은 것뿐”이라며 “이를 제도의 문제로 몰아가는 것은 지나친 확대 해석”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
김철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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