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운전 중인 택시기사를 폭행해 사고를 유발한 혐의로 기소된 40대 승객에게 무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운전자 폭행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모(43)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1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2010년 9월 21일 새벽 술에 취해 택시를 탄 정씨는 “안전벨트를 매라”는 택시기사 김모(73)씨를 폭행했다. 폭행당한 김씨는 운전을 제대로 할 수 없었고, 택시는 인도로 돌전해 이모(당시 28세·여)씨를 치어 숨지게 했다.

정씨는 “술에 취해 택시 안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고 항변했지만 1심 재판부는 정씨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 징역 3년6개월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사고 당시 정황을 근거로 1심 판단을 뒤집었다. 재판부는 김씨가 폭행당했다고 주장한 시점에 택시 속도가 점점 증가하고 있었고, 안전벨트를 매지 않았다는 정씨가 사고 직후 아무런 상처도 입지 않은 점에 주목했다.

폭행을 당하면서 액셀레이터를 안정적으로 밟는 것이 힘들 뿐 아니라 정씨가 안전벨트를 매고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사고의 원인이 정씨의 폭행인지, 김씨의 졸음운전인지 불분명하다”며 정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