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선배의 후배사랑은 뜨거웠다.
우리나라 최초 여성의과대학인 경성여자의학전문학교(고대의대 전신) 1회 졸업생인 최덕경 고려대 의과대학 명예교수가 모교에 10억원을 기부했다.
올해로 95세인 최 교수는 1938년에 의대를 졸업한 우리나라 1세대 여성의사다. 당시 여성의사를 향한 사회적 냉대 속에서도 늘 여성의 사회참여, 전문직 진출, 특히 여성의 의학 교육기회 확대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최 명예교수의 아들인 우종천 씨는 “이번 기부금은 평소 어머니가 모교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꾸준히 저축해 온 것”이라며 “어머님께서는 병원에 오실 때마다 학교에 도움을 주고 싶어 하셨는데 이제야 그 염원을 이루게 해드려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한편 기부식에 앞서 지난 6일 가족들과 함께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에서 뜻 깊은 ‘최덕경 강의실’ 현판식 행사가 진행됐다.
이날 최 교수는 몸이 불편한 상태임에도 강의실까지 침대로 이동해 직접 제막하는 모습을 보여 참석자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
김린 고려대 의무부총장은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일제 강점기부터 민주화시기를 거쳐 현재에 이르기까지 뼈아픈 한국 근현대사를 모두 겪으신 최덕경 교수님의 삶 그 자체로도 어려우셨을텐데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 후학들을 위한 마음이 지속되실 줄 몰랐다. 교수님의 고귀한 뜻이 헛되지 않도록 후학양성과 의학발전을 위해 소중히 사용하겠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단비 기자 kubee08@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