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단비 기자의 질병과 백신] 고령자·만성질환자의 건강을 위협하는 ‘폐렴’

[김단비 기자의 질병과 백신] 고령자·만성질환자의 건강을 위협하는 ‘폐렴’

기사승인 2013-10-29 15:35:00


폐렴은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폐에 침투해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노인질환으로 흔히 알려져 있지만 당뇨나 심근경색, 간질환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성인은 그 누구도 안전할 수가 없다. 폐렴을 앓았던 당뇨병 환자 김성모(52세)씨는 “별 것 아닌 것으로 생각했던 폐렴인데 죽을 수도 있겠다는 두려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폐렴은 지난 2001년 당시 한국인의 사망원인 11위를 기록했지만 매년 유병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지난해 한국인 사망원인 6위로 올라섰다. 여기서 주목해야할 점은 폐렴이 매년 무서운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며 특히 면역력이 약한 만성질환자들의 생명을 앗아가는 대표적인 질환이라는 점이다.

김재열 중앙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평소 건강했던 사람에 비해서 폐렴의 사망률이 3~7배정도 증가하며 에이즈나 혈액암 같이 면역부전 상태에서는 폐렴의 사망률이 20배 이상 증가한다”며 “특히 항암치료나 방사선치료를 받는 암환자들은 면역기능이 저하돼 있기 때문에 외부에서 침입한 세균에 대한 방어력이 떨어져 폐렴에 걸리기도 쉽고, 폐렴에 걸렸을 때 사망률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 65세 이상 어르신·흡연자·만성질환자는 폐렴 고위험군

고령일수록 폐렴구균 감염 시 폐렴 뿐 아니라 패혈증 등 합병증 발생 위험이 높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폐렴구균이 혈액에 침투해 번식하는 상태를 균혈증이라고 부르며 혈액 내 균이 생산한 독소에 의해 오한과 고열, 관절통, 두통, 권태감 등 전신에 심각한 염증반응을 보이는 것을 패혈증이라고 한다. 패혈증은 고령자에게 쇼크사를 야기하는 주된 원인으로 발병 시 사망률은 60%에 이른다.

현재 폐렴과 그 합병증에 걸리지 않도록 보호하는 최선의 예방책은 폐렴구균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다. 지난해 폐렴구균으로 인한 폐렴과 패혈증은 예방 가능한 감염질환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김재열 교수는 “폐렴의 가장 흔한 원인균인 폐렴구균에 대해서 효과적인 예방접종이 개발돼있다”며 “2세 이하의 소아와 65세 이상의 성인, 그리고 50세 이상의 성인 중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 접종을 권장한다”고 조언했다.



폐렴구균 예방백신은 항원으로 사용하는 물질에 따라 ‘다당백신(PPV)’과 ‘단백결합백신(PCV)’으로 나뉜다. B림프구가 덜 발달된 2세 이하 소아의 경우 다당백신에 대해서는 항체를 형성하지 못하기 때문에 단백결합백신을 맞아야 한다. 국내에서 소아에게 접종하도록 허가받은 단백결합백신에는 신플로릭스와 프리베나13 등 두 종류가 있으며 프리베나13의 경우 50세 이상 성인도 접종이 가능하다.

성인은 다당백신과 단백결합백신 모두에 대해 항체를 형성한다. 하지만 최초 접종 시기가 75세 이상이거나 당뇨 같은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 백신선택을 신중히 해야 한다. 김재열 교수는 “초고령자(75세 이상)와 만성질환자는 다당백신을 맞았을 때 항체 형성률이 낮게 나올 수가 있다”며 “초고령자와 만성질환자는 단백결합백신을 맞는 것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현재 접종 이력이 없는 65세 이상 어르신은 주민등록상 주소지 관할 보건소에서 폐렴구균 예방접종이 무료로 가능하다. 대한감염학회는 65세 이상 어르신에 대해 폐렴구균 예방백신을 1회 접종할 것을 권장하고 있으며 65세 이전에 접종해서 5년 이상 경과한 65세 이상이라면 재접종할 것을 당부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단비 기자 kubee08@kukimedia.co.kr

김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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