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오바마 "언론과 종교의 자유는 인간의 보편적 권리"… 중국 우회적 비판"

"미셸 오바마 "언론과 종교의 자유는 인간의 보편적 권리"… 중국 우회적 비판"

기사승인 2014-03-23 19:24:00
[쿠키 지구촌] 중국을 공식 방문 중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부인 미셸 여사가 언론 자유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등 사실상 중국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전날 학교를 방문해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등 ‘소프트외교’의 전형을 보여줬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미셸 여사는 22일 오전 베이징대 스탠퍼드센터에서 진행된 미국 유학생과 중국 학생 50여명을 대상으로 한 공개강연을 통해 인터넷 공간에서의 자유로운 정보 유통과 언론 자유, 종교 자유의 중요성을 모두 거론했다. 모두 중국이 껄끄러워하는 주제다.


미셸 여사는 중국 방문에 대한 내용을 블로그에 올리며 미국 젊은이와 공유하려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기술은 우리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생각과 창조성에 접근하게 만들었다”며 “인터넷과 미디어를 통한 정보와 생각의 자유로운 흐름은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중국에 비판적인 논조를 보이고 있는 뉴욕타임스나 월스트리트저널과 같은 유명 언론이나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접근을 차단하는 것에 대한 비판이다. 중국에서는 언론 보도가 자유로운 홍콩 매체에 접속하기 위해서도 별도의 우회접속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미셸 여사는 또 “내 남편과 나는 뉴스미디어와 시민이 제기하는 질문과 비판을 수용하는 최종 위치에 있다”며 “이것이 항상 쉬운 일은 아니지만 다른 것으로 대체하지 않겠다. 왜냐하면 우리가 한번 또 보고 다른 사람의 목소리와 관점을 경청할 때 국가는 더욱 강해지고 번영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광범위한 사전검열에 따라 언론 보도가 제한되는 중국의 현실을 빗댄 것이다.


특히 그는 “자유롭게 표현하고 스스로 선택해 예배하고 정보에 자유롭게 접근하는 것은 지구의 모든 사람이 태어나면서 지닌 보편적 권리라고 믿는다”고 전했다. 이슬람교와 티베트 불교를 억압한다는 비판을 받는 중국의 종교 정책까지도 언급한 것이다.

하지만 미셸 여사의 우회적인 비판에 중국 학생의 반응은 무덤덤했다. 뉴욕대에서 환경학을 공부한다고 밝힌 서니 니는 “중국도 차차 정보의 흐름이 자유로워지고 있다”면서 오히려 미셸 여사가 더 이상 중국 학생도 해외에서 공부하는 것이 특권이 아니라고 한 부분에 감명받았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누리꾼들은 미셸 여사의 강연에 “말 속에 뼈가 있다”고 반응했다.


AP통신은 미셸 여사의 발언이 중국 인권문제에 대해서 양보하지 않겠다는 미국의 전반적인 기류를 보여준 것이라고 전했다. 미셸 여사는 23일 만리장성을 관람한 데 이어 24~25일에는 산시성 시안의 병마용과 쓰촨성 청두를 각각 방문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
이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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