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때마다 자살 시도하는 국정원 직원들… 자존심 때문?

수사 때마다 자살 시도하는 국정원 직원들… 자존심 때문?

기사승인 2014-03-25 00:23:00
[쿠키 사회] 검찰 수사를 받던 국가정보원 간부들의 자살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국정원 간부들의 자살시도는 음지에서 국가안보를 지켜왔다는 정보 요원들의 자존심이 불법을 추궁하는 검찰 수사와 충돌한 결과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국정원 요원들의 자살 시도는 사회적 충격을 불러왔고, 이로 인해 검찰 수사는 혼란을 겪었다.

권영해 전 국가안전기획부장(현 국정원장)은 1998년 3월 21일 새벽 4시40분쯤 검찰 특별조사실 내 화장실에서 흉기로 할복자살을 시도했다. 권 부장은 1997년 대선 국면에서 김대중 후보 당선을 저지하기 위한 ‘북풍 공작’을 주도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던 중이었다. 권 부장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권 전 부장은 그 해 4월 구속기소됐고, 징역 7년 10개월을 선고받았다.

안기부 ‘미림팀’ 팀장이었던 공운영씨 역시 검찰 수사 도중 자살을 기도했다. 미림팀은 제6공화국과 문민정부 시절 안기부가 운영하던 비밀 도청팀이었다. 2005년 ‘삼성X파일’ 사건이 폭로되면서 미림팀의 존재도 세상에 알려졌다. 공씨는 그해 7월 26일 검찰 수사를 받던 도중 자신의 아파트에서 흉기로 복부를 찔러 자살을 기도했다. 공씨는 딸을 통해 밝힌 자술서에서 “낱낱이 폭로해 사회가 제자리를 찾도록 역할을 하고 싶었지만 모든 것을 주검까지 갖고 가겠다”며 “나라의 안정을 위해 참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씨는 2006년 항소심 재판에서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DJ 정부 시절 국정원 2차장을 지낸 이수일 전 호남대 총장은 2005년 11월 20일 ‘국정원 불법 도청’ 사건과 관련해 검찰로부터 세 차례 조사를 받은 이후 자택에서 목을 매 숨졌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2001년 2차장 재직 당시 모셨던 신건 전 국정원장 등이 구속되자 심적으로 괴로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04년 12월에는 국정원 내부 감찰조사를 받던 국정원 직원 김모씨가 국정원 청사 안에서 목을 매 숨지는 사건도 벌어졌다. 당시 국정원 관계자는 “개인적인 신상문제 때문에 감찰실로부터 조사를 받아오다 심적인 고통을 이기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
정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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