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교사의 학생 체벌이 사실상 금지되면서 학생지도에 심각한 스트레스를 겪는 교사들이 많아지고 있다.
민주당 유은혜 의원이 2012년 국정감사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자살한 교사는 2004년 7명이던 것이 2009년에는 16명, 2011년에는 31명으로 늘어났다. 최근 4년(2008~2011년) 동안 73명에 달한다. 또한 지난해 10월 새누리당 이에리사 의원도 국정감사에서 정신 질환으로 휴직하거나 면직된 교사는 2009년에는 61명이었지만 2012년에는 112명으로 크게 늘어났다고 말했다.
34년째 중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마연금 씨도 학생들의 지나친 수업방해, 학부모들의 지나친 요구와 폭언 등으로부터 겪는 정신적 괴로움을 호소하며 최근,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로부터 ‘우울증’을 진단받았다.
‘우울증’ 앓고 있는 교사는 학생들이 말을 듣지 않는 일반적 상황에서도 자신을 무시해서 그런다고 생각해 쉽게 화를 내거나 비관적인 생각에 직장을 그만두는 경우도 있다.
이에 대해 이병철 한림대학교한강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부정적인 사고는 우울증 동반증상으로 치료가 시작하면 생각이 바뀌는 경우가 많으므로 우울증 상태에서는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울증의 증상은 다양하다. 무기력하고 아무것도 하기 싫고, 때로는 죽고 싶은 생각이 든다. 뿐만 아니라 사소한 일에도 신경질만 내거나 만사가 귀찮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 쓸데없는 고민거리나 죄책감이 들고 괜히 짜증이 나기도 하고, 여기저기 몸이 아프고 개운치 않으며 피로가 쉽게 쌓인다. 불면증과 식욕부진이 대다수의 환자에게 나타나며, 정신집중이 되지 않고 건망증도 심해진다. 소화불량, 초조, 가슴 답답함, 두통, 목이나 어깨결림 등의 다양한 신체증상도 나타나지만, 검진을 해봐도 아무런 신체적 이상이 없다고 답답해한다.
우울증은 다음 9가지 증상 중에서 5가지 이상이 2주 이상 계속될 때 스스로 진단할 수 있다.
△거의 매일 우울한 기분(우울, 슬픔, 공허감 등)이 든다 △일상생활에 대한 흥미나 즐거움이 감소했다 △최근 한 달 동안 식욕부진(증가)이나 체중감소(증가)가 있다 △불면 또는 수면과다에 시달린다 △불안, 초조하거나 의욕이 없다 △무기력하거나 피곤하다 △존재감이나 가치감 상실, 지나친 죄책감이 든다 △사고력이나 집중력이 떨어지고, 우유부단해진다 △자살을 고민해본 적이 있다
이 밖에도 신체적 질병이나 약물에 의한 우울증인지를 감별하는 것이 필요한데 전문적인 면담과 여러 검사결과를 가지고 상세히 진단해야 하며, 우울증의 정도에 따라 경도, 중등도, 중증으로 나눈다.
우울증은 정신치료와 약물치료를 함께 하는 통합치료를 한다. 이때 광선치료, 인지·행동치료, 자기장치료 등을 병행하기도 한다. 약물을 사용하지 않고 정신치료 또는 인지·행동치료만을 시행하는 경우도 있다.
이병철 교수는 “흔히 우울증 환자들은 무슨 일 때문에, 또는 누구 때문에 자신이 이렇게 되었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생각보다는 때로는 남을 용서하거나 자신 스스로 변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단비 기자 kubee08@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