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유병언 도피 흔적 찾았다”… 도주 도운 구원파 신도 체포

檢 “유병언 도피 흔적 찾았다”… 도주 도운 구원파 신도 체포

기사승인 2014-05-25 22:36:01
[쿠키 사회]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이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의 도피를 도운 것으로 추정되는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신도 A씨를 25일 새벽 체포했다. 검찰이 지난 22일 유 전 회장을 지명수배하면서 ‘유 전 회장의 도피를 돕는 사람은 엄벌하겠다’는 경고 메시지를 던진 지 3일 만이다.

체포된 A씨는 경기도 안성 금수원 인근의 한 영농조합에서 일하는 구원파 신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23일 금수원 압수수색 과정에서 확보한 CCTV 등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A씨가 유 전 회장의 도피를 도운 정황을 포착하고 범인은닉도피죄를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회장과 장남 대균(44)씨가 검찰 수사망을 피해 도피한 이후 구원파 신도가 범인은닉도피 혐의로 체포된 것은 처음이다. 검찰은 A씨에게 유 전 회장 부자의 도피 경로와 현재 소재지 등을 강도 높게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제보가 잇따르고 있고 검찰과 경찰이 출동하는 상황이 전국단위로 진행되고 있다”며 “유 전 회장 부자 검거와 관련된 상황이 워낙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어 구체적인 상황을 확인해 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유 전 회장 부자에게 숙소나 음식, 금품, 자동차, 휴대폰 등 도피에 도움이 되는 물품을 제공하는 행위 뿐만 아니라 각종 심부름 등 용역을 제공하는 행위까지 범인은닉도피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A씨의 체포 소식이 알려지자 구원파 신도 600여명(경찰 추산)은 이날 오후 2시30분부터 인천 남구 인천지검 청사 앞에서 항의 집회를 가졌다. 구원파 측은 “검찰 관계자 10여명이 새벽에 불쑥 들이닥쳐서 구원파 신자를 영장도 없이 붙잡아갔다”고 비난했다. 또 검찰이 금수원에서 압수해간 현금은 유병언 로비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 개인 돈이라며 돌려줄 것을 요청했다.

구원파 측은 금수원 압수수색 과정에서 정·관계 로비 리스트가 담긴 비밀장부가 나왔다는 의혹도 부인했다. 유 전 회장 계열사인 헤마토센트릭라이프 연구소에서 진행한 유 전 회장 포럼과 출판기념회에 초청한 유명인사들의 명단일 뿐이라는 것이다. 구원파 측은 앙리 루와레트 루브르 박물관장과 이명박 전 대통령, 오세훈 전 서울시장, 성김 주한 미국대사, 가수 박진영씨, 투비아 이스라엘리 주한 이스라엘 대사 등이 초청명단에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이 중 성김 대사와 박진영씨 등은 실제 유 전 회장 출판회에 참석했지만, 다른 인사들의 참석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구원파 측은 이들에게 “녹차와 아해 사진 달력, 초콜릿 등을 선물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인천=국민일보 쿠키뉴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
정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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