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포진과 습진, 같은 듯 다른 질환…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중요

한포진과 습진, 같은 듯 다른 질환…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중요

기사승인 2014-05-30 19:41:00

[쿠키 건강] 올해 들어 첫 열대야 현상이 나타나 관심을 모았다. 지난 28일 제주지방기상청은 아침 8시 제주의 최저기온이 25.3도를 기록해 관측 이래 처음으로 전국을 포함해 5월 열대야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제주의 첫 열대야는 7월 2일로 올해는 이보다 한 달 이상 빨리 열대야가 찾아왔다.

이처럼 올해는 예년에 비해 여름이 빨리 찾아왔다. 고온다습한 여름철엔 다른 계절에 비해 건강의 유의해야 한다. 그중 습진은 여름철 생기기 쉬운 질환 중 대표적이다.

하늘마음한의원 서초본점 박성배 대표원장은 “장시간 수영장이나 바닷가, 계곡 등에서 물놀이를 하고 피부가 장시간 물에 노출되면 피부 각질층이 손상돼 습진이 심해진다”며 “세균과 바이러스가 습기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증상이 가볍다면 보습제를 바르고, 설거지 등 물을 가까이 하는 일을 피하면 자연스럽게 증상이 완화된다. 그러나 습진으로 잘못 판단하고 치료하면 증상이 오히려 악화될 수 있는 피부질환이 있으니 바로 ‘한포진’이다”라고 설명했다.

한포진은 피부에 작은 물집이 생기는 비염증성 수포성 질환으로 다한증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 비교적 잘 생긴다. 일시적으로 좋아졌다가 다시 재발되기를 반복하는데, 증상이 심한 경우 수포가 퍼지고 크게 형성된다. 또는 주변 부위로 옮겨져 부종과 각질, 진물, 갈라짐 등을 초래한다.

박 원장은 “겉으로 봐서 한포진을 습진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며 “스트레스로 쉽게 악화되고, 상당한 가려움증을 동반한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구분이 가능하지만, 실제로는 전문가가 아니면 확실하게 구분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렇다고 방치하면 습진과 달리 잘 낫지 않고 쉽게 재발돼 장기간 고생하게 되므로 습진이라고 생각되더라도 잘 낫지 않고 점점 번지는 듯 한 느낌이 든다면 의료기관을 찾아 치료받는 게 좋다.

흔히 한포진은 얼핏 습진처럼 보여 시간이 지나면 나을 것이라 생각해 방치하거나, 잘못된 치료법을 시도하는 경우가 상당수다. 증상이 오래 지속될수록 치료가 어려워지고 치료기간이 길어지는 만큼 가능하면 빨리 제대로 된 치료를 받는 게 좋다.

한포진은 스트레스의 영향을 많이 받으므로 일단 생기면 휴식을 취하는 게 중요하다. 증상을 가라앉히기 위해 흔히 사용되는 스테로이드 연고는 증상을 순간적으로 가라앉혀주기는 하지만 근본적인 치료효과가 없을 뿐더러 연고 도포 부위의 피부가 얇아지고, 핏줄이 늘어지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 같은 피부질환을 해결하는 최선책은 환부를 치료하는 동시에 피부질환이 생기는 원인을 근본적으로 막아주는 면역력을 기르는 것이다. 따라서 한방치료가 적합하다.

한방에서는 한포진 및 습진의 원인을 면역력 저하와 장내 독소물질의 유입이 겹쳐서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이를 정상화하는 치료를 시행한다. 장내 독소물질 유입은 ‘장누수증후군’(새는장증후군)이 원인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를 우선적으로 개선해 장기능을 회복하고, 동시에 면역기능을 정상으로 되돌려야 재발없는 근본치료가 이뤄진다.

장누수증후군(새는장증후군)은 장내 정상세균총의 비율이 깨져 유익균의 수가 줄고 부패균이 증가하면서 부패균에서 나오는 독소가 장점막에 염증을 일으키고 유해물질의 장 투과성을 높이는 증상을 말한다.

박 원장은 “장누수증후군이 있는 경우 체내 깊은 곳의 온도를 올려 장세포의 기능을 올려주는 ‘심부온열치료’와 유산균·식이섬유 등을 이용한 정상세균총 복원이 효과적”이라며 “습진이나 한포진, 무좀은 발병 부위가 비슷하고 초기 증상도 비슷해 환자들이 아무런 약이나 바르는 경우가 많은데, 심각한 부작용이 올 수 있는 만큼 증상 초기에 의료기관을 찾아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치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규봉 기자 ckb@kmib.co.kr
조규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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