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바이러스, 생물안전등급 중 최고 단계인 4등급
치료제 없어 분리·배양 연구 불가능
치료약이 없는 에볼라 바이러스의 대유행(팬데믹)을 막기 위해서는 백신 접종을 통해 국가 면역력을 높여야 한다. 1967년 발견된 이후 아프리카 지역 내에서 두 차례의 집단 감염이 발생했지만 대비를 위한 치료약과 백신 개발은 제자리걸음 수준이다.
그동안 에볼라 바이러스는 치사율이 높아 감염자가 전염을 일으키기 전에 사망한다는 특성 때문에 유행이 잘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700여명의 사망자를 낸 에볼라 바이러스의 전파 속도는 그동안의 정설을 무너뜨리고 감염병의 공포를 실감하게끔 한다.
현재 미국 국립보건원은 2015년 백신 개발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내 질병관리본부 면역병리센터 신경계 바이러스과 최우경 박사는 “오는 9월 임상1상을 시작한다고 들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실험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해서 임상실험 기간을 단축하는 방안도 고려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균이나 바이러스는 인체에 미치는 위험도에 따라 네 개의 등급으로 나눈다. 이를 생물안전등급(Bio Safety Level, BL)이라고 표현하고 단계가 높을수록 독성이 강하다. 치료제와 백신이 나와 있는 일반적인 바이러스는 BL2 등급에 속하며 이를 연구할 수 있는 공간을 BL2 실험실이라고 부른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네 등급 가운데 가장 높은 등급인 4등급에 속하는데, 이 경우 외부와의 완전한 차단이 가능한 BL4 전용 실험실에서만 분리·배양 실험이 가능하다. 최우경 박사는 “고위험군 바이러스는 치료제나 백신이 없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바깥으로 노출될 가능성이 전혀 없는 실험실에서만 연구할 수 있다. 현재로서는 에볼라 바이러스를 연구할 수 있는 있는 국내 실험실이 없고 전세계적으로도 BL4 전용실험실이 몇 군데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는 BL4보다 낮은 단계의 BL3+ 실험실을 통해 에볼라 바이러스 의심환자의 검체에서 바이러스를 확인해 진단을 내린다. 한편 에볼라 바이러스 백신은 내년 미국 임상을 성공적으로 마쳐도 국내 시판을 허가받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김단비 기자 kubee08@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