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체조직기증지원본부가 의과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2014 의대협 인체조직기증 인식 조사’에서 미래 의료진에 대한 기증문화 홍보 및 교육의 필요성이 드러났다.
이번 인식조사는 지난달 의대생 국토대장정 ‘스마일로드’ 참가자 8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참가자들은 대장정과 동시에 조직기증 캠페인, 현지 봉사활동 등을 진행하며 의사로서의 소명감을 고취하는 시간을 가졌다.
인지도를 알아보는 조사에서 헌혈과 장기기증은 100%, 조혈모세포(골수) 기증은 97%로 높았으며 인체조직기증은 82%로 가장 낮았다. 그러나 인체조직기증에 대한 일반인 인지도 39.1%에 비하면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 생전에 기증을 약속하는 ‘희망서약’ 의사에 대한 문항에서도 57%가 긍정적으로 응답해 일반인 긍정 비율 44%보다 높았다.
무엇보다 국토대장정 참가 전후로 조직기증에 대한 인식 변화가 두드러졌다. 사전에는 14%만이 정확히 인지하고 있었으나, 참가 후 81%가 조직기증 전반에 대해 정확히 인지했다고 응답했다. 조직기증에 대한 느낌을 묻는 문항에 있어서도 사전에는 ‘긍정적’ 33%, ‘부정적’ 5%, ‘잘 모르겠다’가 62%였지만, 참가 후 87%가 ‘긍정적’으로, 12%가 ‘잘 모르겠다’고 응답했으며, ‘부정적’은 1%에 불과했다.
향후 의료 현장에서 유가족에게 조직기증 권유 의향을 묻는 항목에서는 참가 전 65%가 권유하겠다고 응답했다. 그 이유에 대해 응답자의 82%가 ‘다른 생명을 살릴 좋은 일이기 때문에’를 선택했고, ‘의사로서 당연한 의무’가 14%, 기타 의견이 4%로 그 뒤를 이었다. 권유하지 않겠다고 응답한 34%의 의대생은 ‘내용을 자세히 몰라 생각할 기회가 없었기 떄문에’(42%), ‘유가족이 부정적 반응을 보일 것 같아서’(42%), ‘환자 사망 후를 돌볼 여력이 없을 것 같아서’(9%) 등으로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대장정 종료 후 인식 변화를 묻는 항목에서 권유하지 않겠다고 응답한 34%의 학생 중 48%가 권유의사가 생긴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48%는 망설여진다고 응답했으며, 생각 변화가 없는 학생은 3%에 불과했다. 사전에 권유하지 않겠다고 생각한 이유에 대해 ‘내용을 자세히 몰라 생각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응답한 학생들의 대부분이 권유의사가 생긴 것으로, 기증과 이식에 대한 교육 필요성이 드러났다.
한편, 인체조직기증지원본부는 기증문화 정착의 열쇠를 쥐고 있는 미래 의료진 홍보 교육 캠페인을 3년째 벌이고 있다.인체조직기증지원본부 윤경중 본부장은 “기증 선진국으로 손꼽히는 스페인은 의료진과 보건계열 대학 교육을 가장 먼저 시행해 병원으로부터의 기증 문화를 정착시켰다”고 설명했다.
김단비 기자 kubee08@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