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저녁 서울아산병원에서 치료 중이던 가수 신해철 씨의 안타까운 사망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그가 부른 ‘그대에게’라는 곡은 지금까지 대학축제 응원가로 불릴정도로 그는 시대와 시대를 잇는 가수였습니다.
그런 그의 급작스런 죽음 소식에 팬들의 상실감은 더욱 컸는데요. 앞서 신 씨가 몇 년 전 송파 소재 S병원에서 위밴드 수술을 받았다는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위밴드 수술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응급수술을 진행한 아산병원은 신 씨의 위급한 상태가 장 유착과 장 손상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을 검사를 통해 확인하고 장 절제 및 유착박리술을 시행했는데요.
일각에서는 장과 장이 달라붙은 장 유착증이 위밴드 수술의 합병증일 것이란 추측성 지적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번 일과 관련이 없는 병원 의료진들은 신씨의 사인과 위밴드 수술의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조심스러워하는 눈치입니다.
위밴드 수술과 장유착의 상관관계를 함부로 설명할 수도 없을뿐더러 장 유착증이 위밴드 수술에서만 나타나는 특이적인 합병증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ㅈ’ 병원 외과 교수는 “고도비만을 치료하는 수술은 일반적으로 위를 묶는 위 밴드술과 위를 절제하는 위 절제술, 위를 잘라 소장과 묶는 위 우회술이 시행되는데 개복하지 않고 위를 잘라내지도 않는 위 밴드술은 그나마 합병증이 적은 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장 유착증은 맹장수술 같은 비교적 흔한 수술에서도 나타날 수 있는 후유증이라고 말했는데요.
‘ㅈ’ 병원 외과 교수는 30년 전 받은 맹장수술 때문에도 장유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복강경 시술이든 개복 수술이든 치료 후 장 유착이 잘 발생하는 위험시기는 존재하지만 특정수술이 장유착 위험을 높였다고는 설명할 수 없다는 겁니다.
또 다른 병원의 외과 교수도 비슷한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ㅇ’ 병원 외과 교수는 “위 밴드 수술 후 유착이 생겼다면 밴드를 고정시킨 위의 윗부분과 복강경으로 살을 뚫는 자리일텐데 밴드 부위에 유착이 발생했다면 이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외과의로 일하면서 밴드 부위에서 유착이 발생한 경우를 본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신 씨가 고도비만을 치료하기 위해 선택한 위밴드 수술이 장 유착으로 장폐색을 일으킬만한 위험한 수술이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된 견해였습니다.
한 시대를 풍미한 가수 신해철씨의 안타까운 죽음에 애도를 표하며 더 이상 애꿎은 이야기가 확산되지 않도록 모두가 주의해야 할 때입니다.
김단비 기자 kubee08@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