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발가락 변형을 의미하는 무지외반증은 하이힐을 즐겨 신는 여성들에게서 주로 나타나는 질환입니다. 하지만 최근 키높이 구두를 신는 남성들이 늘어나면서 무지외반증을 호소하는 남성 환자들도 덩달아 증가세를 보였는데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후천성 무지외반증 남성 환자는 2009년 5157명에서 2013년 8444명으로 5년새 1.6배 증가했습니다. 아직까지 여성 환자가 대부분이지만 지난해 남성 환자의 비율이 전체의 15%를 넘어서는 등 무서운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이한 점은 여성 환자는 폐경 이후인 50대에 집중돼있는 반면 남성은 10대에서 50대까지 고른 분포를 보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뼈가 변형돼 바깥쪽으로 15도 이상 꺾인 족부 질환입니다. 편한 신발을 신으면 발의 앞부분에 40%, 뒷부분에 60% 부하가 실려 엄지발가락에 무리가 가지 않지만 힐이나 키높이 깔창을 넣은 신발을 신으면 체중의 대부분이 앞발에 실리게 되죠.
만약 발바닥 앞쪽에 통증이 있고 티눈이 생겼다면 무지외반증을 의심하고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일찍 치료를 시작한다면 맞춤형 깔창으로 발바닥 전체에 고루 체중이 실리게 하는 것만으로 통증을 개선할 수 있는데요. 다만 엄지발가락이 휜 각도가 크거나 통증이 심하면 수술을 고려해봐야 합니다.
무지외반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편한 신발을 신는 것이 우선입니다. 신발 굽높이는 3~4cm가 적당하며 5cm를 넘는 힐을 신을 경우 주 2~3회 사용을 제한합니다.
연세견우병원 박의현 원장은 “심한 무지외반증을 치료하지 않으면 걷는 자세가 흐트러져 무릎과 허리 통증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굽높이 구두를 이용하더라도 주 2~3회를 넘기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습니다.
김단비 기자 kubee08@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