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환자가 큰 폭으로 늘었습니다. 한국유방암학회가 발간한 2014 유방암백서에 따르면 2012년 국내 유방암 발생률은 10만명 당 52명으로 지난 10년간 3배 가까운 증가율을 보였습니다.
유방암 가파른 증가세에 대해 일부 학자들은 생활용품에 함유되어 있는 파라벤 성분을 지목했는데요. 파라벤의 발암성 논란, 특히 유방암의 요인으로 꼽힌 데에는 유방암 환자의 유방조직에서 파라벤이 검출됐다는 논문이 발표되면서부터입니다.
유방암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에 노출된 기간이 길수록 발병가능성이 높아지는데 파라벤이 에스트로겐과 유사한 구조로 되어 우리 몸에서 암을 일으킨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실제 파라벤 성분은 에스트로겐에 비해 세포 수용체에 결합하는 능력이 만 배에서 백만 배 가량 약하기 때문에 유방 조직에서 파라벤이 암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고농도로 노출돼있어야 합니다.
즉 제한규정을 준수한 일반적인 제품을 통해서는 피부에 흡수되는 양이 매우 소량이기 때문에 유방암과 연관짓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 유방암 관련 학회의 중론입니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유방내분비외과 정승필 교수는 “파라벤이 어느 정도의 양이 흡수되고 얼마만큼의 기간 동안 몸 속에 흡수되어야 유방암과 연관이 있는지에 대한 연구가 아직 부족한 실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유럽, 미국의 기준은 단일 파라벤의 경우 0.4%, 혼합해 사용할 경우 0.8%까지 첨가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유방암과의 연관성을 완벽하게 설명할 수 없지만 파라벤의 장기간 노출이 완전히 무해하다고도 단정할 수 없는 시점입니다. 이에 의료계와 과학계, 정부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꾸준한 연구가 필요해보입니다.
정승필 교수는 “유방암의 발생에는 파라벤이라는 단일요소 외에도 수많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유방암을 막는 확실한 방법은 규칙적인 운동, 건강한 식생활, 정기검진임을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단비 기자 kubee08@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