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인물탐구] 과학 칼럼니스트 이은희

[2015 인물탐구] 과학 칼럼니스트 이은희

기사승인 2015-01-01 21:44:55

“과학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들과 ‘과학’을 주제로 수다를 떨고 싶었다.”

‘과학’, 이 단어는 읽는 이의 관점에 따라 ‘여전히 생소한 영역’일 수도 있고, 때로는 알고 싶은 호기심의 대상일 수도 있다. ‘과학’이란 단어를 보며 떠오르는 이미지는 각각 다를 테지만, 공통적인 것은 ‘어렵다’는 것이다. 과학은 어렵기에 대중적일 수 없고, 결과적으로 인기도 덜하다.

하지만 과학에 철학을 더하고, 사회현상과 접목시킨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과학 칼럼니스트 이은희 씨는 ‘하리하라’라는 필명으로 더욱 유명한 인물이다. 그녀는 과학에 대한 대중들의 관점을 변화시켰다. 과학이 우리네 일상과 어떻게 연결되어있는지 보여준다.

그녀가 자신의 인터넷 블로그에 과학에 대한 글을 처음 쓴 것은 27살 때다. 생물학을 전공한 그녀가 졸업 후 연구원으로 일할 때다. ‘과학 지상주의자’였다고 고백했다.

“나는 과학도였고, 과학자였기 때문에 과학 지상주의 면모가 어느 정도 있었다. 당시 우리 국민들의 과학 교양 수준은 낮은 편이었다. 낮다는 것이 무조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낮음에도 고치려는 시도를 아무도 하지 않는 것이 이상하게 보였다. 현대 과학의 성과들을 알려주고 싶었다.”

그녀의 글이 처음부터 인기가 많았던 것은 아니다. 취미생활로 시작한 글쓰기라고 하지만 읽히지 않자, 내심 서운한 맘도 들기도 했다고 한다.

“악플이 달리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정작 나를 속상하게 한 것은 조회수 ‘0’이라는 숫자였다.
그때부터 이야기 주제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대중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과학사를 이야기해보기도 하고, 약 개발에 숨겨진 비밀을 말하기도 했다. 가령, 에이즈 치료제는 나오는데 에이즈 예방약이 나오지 않는 이유 또는 화장품이 어떤 경로로 만들어져서 어떻게 소비자에게 전달되는지를 이야기했다. 그렇게 2년간 블로그를 운영하자 골수팬이 생기더라.”

그녀는 첫 책 ‘하리하라의 생물학 카페’는 성공적이었다. 2003 한국과학기술도서상이 주어졌다.

“어리둥절했다. 상을 탄 이유는 글을 잘 써서라기보다, 색다른 시도에 대한 칭찬이었다. 당시 서점에 가보면 어린이용 과학교양서는 꽤 많았지만 어른을 위한 과학서는 별로 없었다. 그나마 유명세를 탄 ‘이기적인 유전자’는 과학서이지만 과학을 알고 싶어 하는 일반인들을 위한 입문서로 보긴 힘들다. 어른을 위한 제대로 된 과학교양서를 만들어보잔 욕심이 생겨났다.”

그 후 많은 언론사에서 그녀를 찾아왔다고 한다.

“나를 찾아온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과학에 대한 이해가 전무하니 쉽게 설명을 해달라’고 했다. 문득 궁금해지더라. 과연 그분들이 문화나 정치에 대해 이야기할 때도 ‘무조건 쉽게 말해 달라’고 외칠까 하고 말이다. 왜 사람들은 과학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지 않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어려울 것이라고 단정 짓고 제대로 보려는 시도도 하지 않는 것이다.”

과학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들과 ‘과학’을 주제로 수다를 떨고 싶다는 그녀는 이전과는 다른 글을 쓰고 싶다고 전했다.

“철학과 사회현상을 이야기할 것이다. 이전까지만 해도 과학이 발전하는 속도만큼 사회 법체계와 윤리의식이 따라오지 못한다고 여겼다. 하지만 과학의 발전으로 한 개인이 편해진다고 해도 사회적으로 실업자를 양산하고 계층 간 불평등을 초래한다면 참된 의미의 과학적 진보라고 할 수 없다. 과학을 통해 만들어진 파생물들이 사회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고민하며 성숙해가는 과학을 말하고 싶다.”

김단비 기자 kubee08@kukimedia.co.kr
김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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